하루 한 바퀴 지구가 스스로 돌며 제 할 일 하듯 우리 모두 각 자리에서 잘도 돌며 살고 있습니다. SNS 매체 덕분인지 여러 지인들과 마주 앉은 것처럼 가까운 만남을 이어가는 착각까지 일으키며 말입니다.
편지나 전화로 소식을 주고받던 이상으로 궁금하면 언제든 문 열고 불쑥 들어가도 민망하거나 눈치 볼 필요 없이 드나들 수 있는 방. 이름 하여 카카오톡 방입니다.
이 방이 처음 생겼을 땐 두리번거리며 주변만 서성였습니다. 문자 한 통에 얼마의 돈이 지불되는 것과 달리 카톡은 공짜로 사용한다는 걸 알고도 한참 후에야 아드닝의 안내로 첫 방문을 했습니다. 떨리고 두려운 마음도 없진 않았지만, 알고 나니 간편 신속한 소식을 주고받을 수 있는 새로운 방이 신기했습니다.
해외 나갔을 때 로밍해야 가능한 전화와 문자의 까다로움을 한 방에 해결해 주었습니다. 덕분에 언제든 부담 없이 마구 썼던 기억이 납니다.
자기 최근 근황을 올려 혹시 궁금해 할 수 있는 이들의 궁금증도 해소해 줍니다. 대놓고 자랑하기 민망하고 쑥스러운 것도 과감 없이 선보이는 이들에겐 더없이 좋은 소식 창 역할도 해 줍니다. 카카오톡방에 내걸린 동영상과 사진만 봐도 오늘날의 삶을 대충 짐작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 흐름을 타고 저 또한 어느 날부터 카카오톡의 대표 사진을 대문에 내걸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모습을 당당히 올릴 만큼 인물엔 자신 없음이 드러났습니다. 어쩌다 앱을 통한 실물보다 훨씬 나은 모습이어도 보는 이들을 의식해서 금방 내리고 맙니다. 대신 그날의 날씨나 일상생활에서 유난히 눈에 띄거나 잔상이 남은, 하는 일과 관련되어 기록하고 싶을 때 사진 참고용으로 대문에 걸기도 합니다. 한 장 한 장이 모여 갤러리 방이 금방 꽉 차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