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인플레이션이 주도하는 새로운 국면, 연준은 딜레마에 빠졌다
지난 10년간 미국 인플레이션 구조의 변화를 보자.
2010년대 초반에는 에너지(검은색) 가격 변동이 인플레이션에 큰 영향을 미쳤다. 유가 급락 시에는 인플레이션이 마이너스로 떨어지기도 했고, 유가 반등 시에는 인플레이션이 상승했다. 식품과 핵심 상품 기여도는 상대적으로 작았다.
팬데믹 이후 패턴이 변화했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에너지, 식품, 상품이 결합해 인플레이션 급등을 만들어냈다. 텍스트에 따르면 배송비 급등, 공급망 붕괴, 에너지 가격 반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9%를 넘는 광범위한 인플레이션 충격이 발생했다.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은 현재다. 에너지와 상품 인플레이션은 진정되었고, 때로는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도 한다. 하지만 전체 인플레이션은 사라지지 않았다. 핵심 서비스 인플레이션이 전체 인플레이션 중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주택, 헬스케어, 보험, 기타 서비스 비용들이 끈끈하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연준이 불안해하는 이유다. 공급망이 회복되고 유가가 안정화되어도 서비스 인플레이션은 빠르게 해결되지 않는다.
인플레이션 패턴이 일시적 충격에서 구조적 지속성으로 이동했다. 과거에는 유가나 공급망 같은 특정 요인이 인플레이션을 일으켰다가 해당 요인이 해결되면 인플레이션도 함께 진정되는 패턴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다르다. 에너지와 상품 가격 충격이 진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서비스 부문의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있다. 이는 인플레이션이 경제 구조 깊숙이 뿌리내렸음을 의미한다. 공급망이 회복되고 유가가 안정되어도 서비스 인플레이션은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
관세가 기업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고용을 둔화시키는 상황에서도 연준(Fed)은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넘고 핵심 인플레이션이 더 높아지는데도 일자리를 지원하기 위해 금리를 인하했다.
가격이 여전히 끈끈한 상황에서 정책을 완화하는 것은 스태그플레이션으로 향하는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다. 또한 연준의 독립성에 대한 진짜 우려도 있다.연준의 목표들, 즉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 당길 수 있고, 특히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미국의 구조적 인플레이션 변화는 한국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첫째, 연준의 금리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증가할 수 있다. 둘째, 미국의 서비스 인플레이션 고착화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의 지속을 의미한다. 셋째,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현실화되면 한국의 수출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특히 한국도 서비스업 비중이 높은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어 미국과 유사한 패턴의 인플레이션 고착화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임금 상승, 임대료 인상, 보험료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경우 한국도 서비스 인플레이션의 덫에 빠질 수 있다.
이런 환경에서는 전통적인 투자 전략을 재검토해야 한다. 인플레이션이 일시적 현상이라면 기다리면 되지만, 구조적으로 고착화된다면 대응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
실물자산, 인플레이션 연동채권, 필수소비재 섹터 등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 반면 장기채권이나 성장주는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에 취약할 수 있다. 특히 서비스 인플레이션이 임금 인상으로 이어질 경우 기업들의 마진 압박도 심해질 것이다.
연준의 독립성 문제는 심각하다. 정치적 압력으로 인해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완전히 잡지 못한 채 금리를 인하한다면, 이는 장기적으로 더 큰 경제적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1970년대의 교훈은 명확하다.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중도반단하면 더 큰 고통이 따른다는 것이다.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에서 "구조적"으로 바뀌었다면, 연준도 이제 단기 처방으로는 해결 안 되는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