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파이프 PIPE K Dec 31. 2022

어떤 얼굴을 위안 삼아서,

The grown-up crybaby's got the blues!

-


When you're down and out,
When you're on the street,
When evening falls so hard,
I will comfort you.


당신이 무너져 내릴 때,

당신이 길바닥에 나앉을 때,

견디기 힘든 저녁이 찾아올 때,

내가 당신을 위로할게요.


I'll take your part.
Oh, when darkness comes
And pain is all around,

Like a bridge over troubled water,
I will lay me down.


당신의 짐을 덜어 줄게요.

어둠이 드리우고 고통의 시간이 찾아오면

험한 세상 다리가 되어

당신 앞에 놓일게요.


-Simon & Garfunkel, 'Bridge Over Troubled Water' 中


(C) 2022. PIPE K All rights reserved.


-


  어두운 강바닥을 굽어보아도 안 보이네, 내 얼굴. 추운 날 뺨을 쓸어 주던 손바닥 하나만 덩그러니. 어디야. 신사동인데. 올라올래 광화문으로, 술 한잔 하자. 택시 기사 아저씨의 눈꺼풀에는 피곤이 달싹거리네. 나는 얼굴이 없어서 함부로 말도 못 꺼내는데 다들 위로라는 건 어디에서 찾는 걸까. 아저씨, 제발 좀 알려주세요. 네? 제 얼굴은 대체 어디에 있을까요. 차창 밖으로는 새카만 한강물이 둥둥. 거기에 떠다니는 어두운 얼굴들을 바라보네, 둥둥. 밤 택시는 까마득한 천변을 비추네. 뒷좌석에는 다 자란 슬픔이 풀죽은 얼굴로 앉아 있고, 나는 그 슬픔의 뺨을 가만히 쓸어 보네. 삼한사온이라잖아, 내일은 그래도 따뜻할 거야. 간판 없는 술집에 앉아 있는 왁자한 얼굴들을 건너다 본다. 테이블 위에는 짝이 맞지 않는 젓가락들과, 마찬가지로 짝이 없는 숟가락들. 거기에 비치는, 나의 없는 얼굴들. 한참 울고 있었나 봐, 애타게 목이 마르네.


-


Simon & Garfunkel. 1970. Bridge Over Troubled Water.

Background Image : (C) 2022. PIPE K

매거진의 이전글 한때 나에게도 날개가 있었을 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