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02. 04.
신혼여행 중이다.
하와이의 빅아일랜드.
춥지도 덥지도 않은 신선한 바람이 불고,
새소리가 아름답게 들리며
내 집중을 방해하지 않을 정도의 나즈막한 영어들이
bgm으로 깔린다.
저 말들을 속속들이 알아들었다면
난 이 분위기와 느낌을 만끽하지 못했을텐데 너무 좋다.
하와이에 와서 3일째 화장실에 못 갔다가
오늘 드디어 갔다!
아. 사람에게 근본적인 근심이 사라진다는 것은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는구나 싶다.
어딘가 모르는 해방감에 너무 신나서
호텔방에 들어가자마자 아뵤~ 거리며
나의 가뿟한 몸을 온몸으로 표현했다.
네가 빵 터졌다.
귀여워 죽겠다며 나를 꼭 안았다.
이것은 사랑이다.
배변활동에 성공한 나의 기쁨을 진정 함께 기뻐해주다니.
오예 이 남자 나에게 콩깍지가 단단히 씌었나보다.
아주 다행이다.
우린 이렇게 진짜 부부가 되어갔다.
진짜 부부가 되어가는 지극히 평범한 우리들의
평범하지만 진지한 일상과 고민을
공유하는 공간으로 채워나갈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