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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리상담사R Sep 27. 2020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다는 그 말 진심인가요?

매일매일 이 일을 그만두고 싶다고 말하는 당신에게..

내 오랜 관심은 진로와 일과 관련된 것이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이런 관심은 일에서 만족할 수 있는 방법과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한 방법으로 이어졌다. 사실 진로상담을 하게 되면 가장 많이 하는 말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하나의 함정이 있다. 내가 무언가 뚜렷한 하고 싶은 일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저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한 불만으로 여기만 아니면 좋겠다고 도피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 


나의 이야기를 해보고 싶은데 사실 심리상담사라는 직업이 쉽지 않은 환경에 놓여있다. 대학원을 통해 졸업하는 사람들은 많아지고 쉽게 취득가능한 민간자격증들로 인해 공급은 많아지고 그에 비해 상담을 받으려는 수요는 부족한 면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열악한 처우에서 일을 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다 보니 심리상담사들끼리 모여 공부한 것에 비해 처우가 좋지 않다는 한탄을 하거나 일을 그만두고 싶다는 이야기도 많이 하곤 한다.


그러다 보니 같이 일하는 사람들 중에 그만두고 싶고 좀 더 좋은 환경에서 하고 싶은 형태의 일을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한다.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심리상담사의 진로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은 나는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을 알려주기도 하고 그만둔다면 어떤 준비를 하고 어떻게 나아가는 것이 좋겠다는 것을 내 일처럼 고민하고 조언해주기도 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이 이런 사람들이 거의 그만두지 않는다는 것이다. 같이 열을 내면서 당장이라도 내일 그만둘 것처럼 이야기를 했지만 어느새 그런 말이 무색하게 다니던 직장을 계속 다니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이런 경험을 몇 번 하면서 내가 괜히 내 일처럼 열 내고 그렇게 이야기를 했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이게 왜 이런 건가 하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사실 내가 좀 순진했던 것 같기도 하다. 우리가 흔히 하는 말 중에서 그만두겠다는 사람은 천년만년 다니고 진짜 그만두는 사람은 어느 날 갑자기 그만둔다고 이야기한다고 한다. 정말 그런 것이 물론 견디다 견디다 못 견디고 일을 그만두기도 하지만 어느 날 홀연히 몇 월 며칠까지 어디 직장으로(대부분 더 좋은 처우나 조건을 가진) 이직하게 되어 며칠자로 퇴사하고 싶다고 이야기 하는 모습을 주변에서 심심치않게 볼 수 있다.


이 둘의 차이는 무엇일까? 생각 끝에 내린 결론은 결국 자신의 진로와 일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무언가 변화를 위한 준비를 했느냐 하지 않았느냐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미래를 위해 준비하는 사람은 푸념을 할 이유도 시간도 없다. 왜냐하면 준비하는 것에 충실하느라 바쁘고 이런 과정 속에서는 준비하고 있는 것이 있기 때문에 현재에 대한 불만을 미래의 희망으로 견딜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반면에 어떤 준비 없이 현재에 불만인 사람은 그야말로 그 불만을 어떻게든 표출해야지만 정서적으로 도움이 된다. 그러다 보니 그만두겠다는 이야기를 누군가한테 하고 일시적인 정서적 해소를 하고 또 다니다가 또 어려움이 누적되면 또 그만두겠다고 폭발하고를 반복하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결국 작은 노력이나 변화를 진로에서 주는 것이 지속되어야지만 자신의 진로에서의 어떤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흔히 하는 실수가 어떤 계기로 인해 운명의 직업을 발견하거나 기회를 잡으면 모든 일과 진로에서의 어려움이 마법처럼 해결될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결국 기적이 일어나기를 바라면서 (본인은 기적이 아니라 충분히 가능한 것이라고 믿겠지만..) 그저 매일 한탄과 푸념으로 지내게 되고 결국 그러다가 세월이 흘러 더욱 변화를 할 수 없게 되고 10년, 20년 지나도 그대로인 경우들을 보게 되는 게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일과 진로 그리고 내 일에서 만족하고 나아가 나의 일을 사랑하는 일로 만들기 위한 방법들에 대해 계속 글을 작성해보려고 한다. 그러기 위한 시작으로 먼저 결국 무언가 변화를 일으키고자 하는 마음이 진심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변화를 만들어나가는 것은 의식적인 노력을 수반하고 생각보다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리고 변화란 항상 필연적으로 불편함을 수반한다. 그런 노력과 불편함을 감수하고 자신의 일을 만족스럽고 사랑스러운 일로 변화시키길 진심으로 원하는지 생각해보자. 지금 생활이 그럭저럭 괜찮고 약간 불만이 있는 정도라면 아마도 변화하려고 하지는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앞으로 내가 해야 할 일과 진로에서 만족감을 느끼고 자신의 일에 자부심과 소명의식을 가지고 사랑하면서 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 그리고 내가 쓰는 글들이 이런 과정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아인슈타인이 "어제와 똑같이 살면서 다른 미래를 기대하는 것은 정신병의 초기증상이다."라고 했다고 하는데 이는 일과 진로의 영역에서도 적용된다고 본다. 사랑하는 일을 만들고 자신의 일에서 만족하는 것은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행운처럼 주어지는 것처럼 수동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아주 능동적으로 만들어 나가야 하는 것임을 꼭 강조하고 싶다. 그렇다면 어떤 것들을 해나가야하는지는 앞으로 글에서 다뤄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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