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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리상담사R Jan 29. 2021

부모가 자녀의 진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

청소년을 상담하는 일을 계속해 오면서 진로는 항상 많이 다뤄지는 주제가 됩니다. 그리고 제가 관심을 가지고 있어서 더 많이 살펴보게 되는 경우도 있고요. 그런데 이 진로라는 것이 특히나 우리나라의 경우는 부모의 영향력이 상당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학생이 부모의 도움 없이 진로와 입시에 있어서 혼자 효과적으로 계획해 나가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현실입니다. 


이를 가장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입시제도입니다. 수시 제도가 생기고 입시의 중심이 수시로 옮겨 가면서 수십, 수백가지 수시전형이 생겨났습니다. 이를 학생 혼자 살펴보고 개념을 잡고 준비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는 것과 같이 입시에서도 빈익빈 부익부가 심해지는 면이 있습니다. 

비단 입시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진로에 있어서 환경의 영향(가정을 포함한)이 얼마나 크게 작용하는지 생각해 볼까요? 사실 어떤 집에서 어떤 부모를 만나서 태어났는지, 태어난 그 순간부터 이는 영향을 미치기 시작합니다.


약간 극단적인 예를 들어보면 부모가 의사인 집에 태어난 아이는 커가면서 보는 것이 대부분 의사 일을 하고 있는 부모의 모습일 것입니다. 그러다 보면 의사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우기도 쉽겠지요. 게다가 의사는 사회적으로도 선망받는 직업 중 하나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을 것입니다. 


그다음은 이제 현실적으로 입시를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부모가 의사이니 아무래도 의사가 되는 방법을 알려주기는 아주 쉬울 것입니다. 시대가 달라졌다고 하나 부모가 자신의 후배 등을 통해 현재의 상황을 알아보고 의사가 되는 아주 효과적인 방법을 제공해 줄 수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니면 비용을 들여 아예 입시전문 학원 등을 이용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런 환경이라면 아이가 의사가 되고 싶을 경우 어느 정도 아이의 지능이 받쳐준다면 의사가 되는 것은 큰 어려움은 없는 일이 될 것입니다.


반대로 조금 가난한 집안의 아이가 의사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울 수 있을까요?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때로는 어릴 때 의사가 되고 싶을 수도 있지만 현실 앞에서 엄두를 내지 못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물론 불가능하지는 않습니다. 기질적으로 아주 우수한 아이라면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방법을 찾아서 해나갈 가능성도 있으나 제가 이야기하는 것은 확률적인 차원에서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꼭 의사가 되고자 하는 경우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선택할 수 있는 가능성의 폭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이런 생각이 들게 된 것은 청소년 상담을 하게 되면 정말 환경에 따라 진로에 대한 준비나 계획의 수준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입니다. 상담을 하면서 많이 설명하게 되는 것인데 많은 학생들이 전문대와 대학의 차이, 대학원의 존재, 전문학사, 학사, 석사, 박사의 의미 등을 전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컨대 대학원이라는 게 있는지도 모르고 가면 무엇을 하는지도 모르는데 교수가 되겠다는 꿈을 꿀 수 있을까요? 이런 상황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결국 부모의 영향이 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약간 안타까운 이야기이지만 예를 들면 부모가 대학원 진학 등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할 경우 아이가 이에 대해 물었을 때 그냥 얼버무리거나 그냥 공부나 열심히 해라!라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반면 잘 모르면 이를 찾아서 아이에게 알려줄 수도 있습니다. 이 두 행동의 결과는 상당한 차이를 만들어 낼 것입니다. 


한 가지만 더 이야기해 볼까요? 앞서 말한 전문대와 대학의 차이 이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전문대에 대해 아이가 이야기했다고 생각해 봅시다. 이에 대해 부모가 그런데 가면 망하는 거다 공부나 해라!라고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아이가 공부를 열심히 하게 될까요? 아마 부모랑은 이제 이런 이야기를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고 진로에도 악영향을 줄 것입니다. 반면 전문대와 대학의 차이를 설명해 주고 장단점에 대해 이야기해 주고 아이가 계획을 세워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면 어떨까요? 꼭 전문대를 가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런 과정을 통해 아이가 자신의 진로 목표를 세우고 점검하고 수정하는 과정을 교육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와 같은 차이는 결국 아이의 진로발달과 일과 진로에까지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제대로 된 계획과 선택을 하지 않으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아이에게 돌아갑니다. 서울대 의대나 카이스트에 들어가서도 자퇴하는 학생들이 매년 발생합니다. 그리고 대기업에 입사하고도 1년 내에 그만두는 신입사원의 비율이 상당해 기업들은 골치를 썩고 있습니다. 결국 이런 것이 진로를 제대로 계획하고 선택하지 못한 결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이런 진로에서의 실패나 좌절의 경우 결국 부모도 같이 그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부모로서도 자녀를 양육함에 있어서 무조건 공부만을 강조하기보다는 진로의 차원에서 필요한 부분을 같이 고민하고 자녀가 자신에게 맞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진로에 있어서 부모의 영향력은 상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부모는 부모로서의 욕심이나 자녀에 대한 애정 때문에 객관적이지 못할 수도 있고 또 다른 일들로 인해 자녀의 진로에까지 관심을 가지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자녀의 진로에 부모가 할 수 있는데까지 신경을 써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자신의 자녀가 행복한 삶을 사는데 있어서 자녀의 일과 진로는 불가분의 관계이기 때문입니다. 


일과 진로와 관련된 공부하고 상담을 해나가면서 점점 맹모삼천지교가 괜히 전해져 내려오는 말이 아니구나 싶은 마음이 듭니다. 이 글에서는 부모와 자녀의 진로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에 대해 간략히 설명을 하였고 앞으로는 이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개념들에 대해 이야기해나가려고 합니다. 자녀를 키우는 부모님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글이 되었으면 합니다.





심리상담사R

단국대학교 일반대학원 상담학과 상담학 박사(2021년 2월 졸업예정)

가톨릭대학교 상담심리대학원 상담학과 석사졸업

상담심리사 2급(한국상담심리학회), 청소년상담사 2급(여성가족부), 임상심리사 2급(한국산업인력공단),

직업상담사 2급(한국산업인력공단)

경기도 소재의 청소년상담기관에서 상담사로 근무중

한국교육개발원 집단상담 강사

닥터오심리상담센터 전문상담사

국제대학교 상담연구원

(공공기관, 학교, 대학 등에서 집단상담, 프로그램 진행, 특강 등의 활동을 하고 있음, 8년차 심리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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