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심리상담사R Mar 06. 2021

청소년 자녀가 프로 게이머가 되겠다고 할 때

부모가 진로상담사가 되어주어야한다.

지난 글에서 자녀가 하고 싶은 일을 찾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였는데요

여기에 이어서 그렇다면 좀 더 구체적으로 예를 들면 자녀가 프로 게이머가 되고 싶다고 이야기했을 때 어떻게 반응하는 것이 적절할까요? 프로 게이머가 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진로탐색을 적절하게 이끌어 줄 수 있을까요?


예로 들어서 실천해볼 수 있는 방안을 알아보겠습니다. 자녀가 프로게이머가 되겠다고 하는 경우 프로게이머가 되기 위해 필요한 과정들을 부모가 알아봐야합니다. 자녀가 스스로 알아보고 부모에게 제시해 준다면 좋지만 청소년들은 그냥 막연하게 생각하기만 하는 경우가 더 많을 것입니다. 


일단은 무슨 게임으로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은지를 물어봐야 할 것입니다. 앞으로도 계속 이야기하겠지만 이런 대화는 최대한 구체적인 것이 중요합니다. 극단적인 예를 들면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공부나 해라”와 같은 반응은 대화라고 할 수 없겠죠. 이런 반응은 앞서 계속 얘기한 것처럼 요즘 청소년들에게는 반발만 일으킬 뿐 아무런 효과도 없다고 보면 됩니다. 


무슨 게임인지 물어봤다면 그다음으로 해볼 것은 부모가 자녀와 함께 같이 정보를 수집하고 진로에 대해 탐색해보는 것입니다. 이처럼 함께하는 과정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럼 네가 알아서 해라”라든지 “그런 건 재능이 몇몇 소수나 가능한 일이지 네가 할 수 있겠느냐”와 같은 반응은 구체적이지도 않을뿐더러 자녀의 진로를 지도해 줘야 하는 부모로서의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일단 쉽게 생각해 볼 수 있는 방안으로 유튜브에서 프로게이머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찾아보는 것입니다. 현직 혹은 전직 프로게이머들이 만들어 놓은 영상만 찾아보아도 프로게이머라는 진로에 대해 많은 현실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정도만 찾아봐도 프로게이머가 되기 위해서는 실력이 어느 정도는 되어야 하고 나이는 몇 살 정도가 현실적으로 가능하고 몇 살에 어느 정도 수준까지는 실력이 되어야 하고 이런 정보들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여전히 인기가 있는 LOL 같은 게임을 예로 들면 티어라는 일종의 실력의 등급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이 어느 수준 이상은 되어야 프로가 될 가능성이 있다와 같은 이야기가 있다면 자녀의 티어가 어느 정도인지도 같이 이야기해보고 실제 가능성이 있는지 이야기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아마도 대부분의 경우 가능하지 않을 것입니다. 게다가 프로 게이머를 직업으로 삼는다면 프로 운동선수와 마찬가지로 상당히 혹독한 연습과 자기관리가 필요합니다. 사실 청소년들은 이런 부분을 생각하지 못하고 그저 화려함만으로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을 생각하였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마치 예전에 연예인이 되겠다고 하는 것처럼 말이죠. 그렇다고 부모가 지레짐작하고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공부나 해라”라는 식을 반응해서는 안 됩니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고민하고 탐색해보는 과정을 통해 자녀가 스스로 납득하고 다른 진로를 찾는 것과 부모가 자신의 주장을 밀어붙이는 것과는 결과는 비슷해 보일 수 있지만 심리적으로 보면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과정을 통해 스스로 선택한 일과 부모가 억지로 시켜서 하는 일은 자녀가 성장해가면서 진로와 학업에 대해 가지는 태도에 있어서 이전 글에서 교사와 프로게이머의 진로에 대해 예를 들며 이야기 한 것과 같이 큰 차이를 일으킬 수밖에 없습니다.


좀 더 나아가 필요하면 프로 게이머 학원 같은 곳에서 테스트를 받아볼 수도 있습니다. 사실 이렇게 하면 대부분의 경우는 그냥 자신이 게임을 좋아해서 프로게이머를 하고 싶다고 이야기하였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실제 테스트를 받아보면 자신이 프로게이머가 되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실제로 프로 지망생들과 자신이 게임을 해보면 자신의 수준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을 테니까요. 그렇다면 프로게이머가 아닌 다른 원하는 직업을 다시금 찾아볼 수 있을 것입니다. 예컨대 게임을 좋아한다면 프로게이머 대신 게임 개발자를 목표로 삼아볼 수도 있겠죠.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진로를 계속해서 탐색해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면 정말 재능이 있어서 가능성이 있다면 이를 밀어줄 수도 있겠죠. 사실 중요한 것은 앞으로도 이야기하겠지만 부모가 원하는 직업을 자녀가 가지도록 유도하는 것이 아닌 정말로 자녀가 원하는 직업을 같이 탐색하고 믿어주는 것입니다. 사실 자녀가 재능이 있고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프로게이머가 되겠다고 하면 부모는 고민을 할 것입니다. 예체능이나 비교적 일반적이라고 생각되는 일이 아닌 진로를 자녀가 원하면 부모로서 고민이 되는 것이 아직까지의 우리나라의 현실인 것 같습니다. 물론 현실적인 부분도 고려해야겠지만 가능하다면 우선은 자녀의 꿈을 믿어주고 지원해 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내 자녀가 세계적인 LOL 프로 게이머로서 전 세계 게이머들의 우상처럼 여겨지는 이상혁 선수나 김연아 선수 같은 사람이 될지도 모르는 일이니까요. 


사실 더 중요한 것은 특정한 직업을 당장 결정하는 것보다도 이와 같은 과정을 부모가 성의 있게 자녀와 같이 해주는 것입니다. 여기까지 읽으시면 부모님들은 대부분 말이 쉽지 그게 되겠냐는 생각이 드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도 부모로서 참 쉽지 않은 과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아주 소수의 케이스를 제외하고는 부모가 자녀가 진로에 대해 탐색하고 관련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앞서 이야기한 예처럼 프로게이머 학원을 알아보고 테스트를 받아본다든지 하는 것들도 자녀가 스스로 하기에는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입니다. 쉽지 않은 일이긴 하나 이런 과정을 통해 자녀가 스스로 자신의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찾아나가는 과정을 거친다면 자신이 원하는 일을 찾고 스스로 발전시켜나가는 자녀로 키울 수 있을 것이고 그렇다면 이 정도 투자는 아깝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박지성 선수의 세계적인 성공 뒤에는 거의 매니저처럼 모든 것을 챙겨준 아버지가 있었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부모 역할의 중요성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모두에게 좋은 직업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