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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sbyul Oct 04. 2020

내가 CPA 공부를 시작하게 된 계기

목적의식



2019년, 나는 CPA를 땄다.

마지막 시험은 4월, 졸업식은 10월이었다.




사실 나는 회계학을 영주권 따기 위해 공부했던 거라 크게 미련이 없었다.

대학생 때 그냥 막연히 졸업하면 CPA를 공부해야지라고 생각해본 적은 있었던 거 같다. 

근데 진짜 하게 될 거라고 생각지 못했다. 




첫 직장을 구하고 나서 일 년 정도는 정말 열심히 일을 배웠던 것 같다.

일 년 반 정도 지났을 때, 일이 익숙해지다 보니 점점 지루해졌다.

그때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2013년, 나는 처음으로 CPA 공부에 대해 알아보았다. 




전공이 회계였기 때문에 CPA 공부를 신청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간략하게 요약하면, CPA 6과목을 패스하고 경력 3년을 채우면 딸 수 있다는 거 같았다.

풀타임으로 일할 경우 한 학기에 1과목씩 하는 걸 추천한다고 쓰여있었지만, 

내가 원한다면 2과목도 가능했다. (3과목까지 한 사람은 본 적이 없으므로 패스)

대학교 때 한 학기에 4과목씩 공부했는데, 2과목 해도 되겠는데라고 생각하고 과감하게 2과목을 하기로 맘먹었다.

정말 바보 같은 선택이었다. 

내가 대학생 때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다는 것을 망각한 채 나는 2과목을 한 학기에 신청했다.





이때 나의 CPA 첫 도전했을 때, 나는 책도 다 읽지 못한 채 시험장에 들어갔고 결과는 처참했다.

솔직히 이때는 똥폼 잡고 공부했던 거 같다. 마냥 CPA 따면 뭔가 있어 보일 거 같고 해서. 

그렇게 나는 CPA를 내 가슴속에 묻고 다시는 하지 않겠다 결심하고 기억에서 지워 버렸다.



그렇게 3년이 흘러 2016년. 

첫 직장을 거쳐 두 번째, 세 번째 직장에서 애널리스트로 일하고 있을 때 내 매니저가 다가와 얘기했다.

곧 CPA를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너의 미래를 위해서 나는 네가 공부를 했으면 해라고.

매니저는 차근차근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CPA가 있어야 네가 앞으로 이직하는데도 문제없을 거고 승진도 할 수 있을 거야'라며.





사실 알고 있었다. 직장생활에서 내가 앞으로 더 많은 연봉을 받고, 매니저급이 되려면 CPA가 필수라는 것을.

그리고 나도 더 발전하고 싶었다. 내 미래를 위해서. 

이때부턴 진심으로 CPA 공부가 다시 하고 싶어 졌다.





이때부터는 똥폼 잡지 않고 절실한 마음으로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그때 당시 나는 내가 하는 일이 정말 재밌었고, 거기서 더 발전하려면 CPA가 꼭 필요했다. 

이렇게 다시는 쳐다보지도 않을 거 같았던 CPA 공부를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나는 대학교도 졸업하기 전부터 CPA 공부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호주에선 경력 없이 시험만 잘 본다고 CPA를 딸 수 없다. 그리고 경력이 없이 CPA 공부만 마쳤다고 이력서에 넣으면 오히려 더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회사에선 경력이 더 우선시되기에)




만약 졸업 후 Big 4에 들어가면, 일하면서 자연스레 CA를 공부를 하게 될 것이고, 프라이빗 회사에 들어가도 일이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나서, 스스로가 더 발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해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만약 공부하는 게 부담스럽지 않고, 빨리 이 모든 것을 끝내고 싶다 하면, 

사회 초년생 때 한두 과목 정도 끝내 놓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이력서에 올려놓으면 그래도 좀 더 dedicated 해 보일 수 있으니. 

나 같은 경우 목적의식이 없을 때 공부하는 게 힘들어서 그렇지, 

만약 내가 공부를 잘했다면 좀 더 일찍 CPA를 끝냈을 것이다.





물론 공부가 너무 쉬워서 아니면 재밌어서 하시는, 공부에 재능 있는 분들도 있을 거다. 

그러나 나같이 평범한 학생이라면 내가 왜 이 CPA 공부를 해야 하나라는 목적의식이 있어야 이 과정을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보통은 CPA를 따려면 풀타임 일과 병행해서 해야 하는데, 

공부량도 만만치 않고 코스 가격도 상당히 비싸다. 

그래서 회사에서 지원해 줄 때 공부하는 것을 추천한다. 

Big4 나 어카운팅 펌이면 바로 지원해 줄 것이고, 프라이빗 회사도 규모가 아주 작은 회사가 아니면 지원해 줄 것이다 (물론 예외도 있겠지만).  





호주에선 회계사로 일하는데 CPA가 필수는 아니다. 

그러나 CPA가 없다면 분명히 올라갈 수 있는데 한계가 있다. 

내가 무엇을 원하냐에 따라 CPA 공부를 할지 말지를 결정하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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