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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선생 Oct 16. 2021

39. 서른아홉.

시간에 대한 생각[TIME : MINE]


“나 다시 돌아갈래”.


영화 <박하사탕> 중의 한 대사다.


이 영화는 못 봤더라도, 힘껏 굉음을 내며 달려오는 기차를 겁 없이 마주하고 “나 다시 돌아갈래~~”라고 외치는 배우(설경구)의 씬은 한 번쯤 봤을 것이다. 


결국, 그는 다시 돌아갔을까?



[39 서른아홉]


내 나이.

40대. 불혹.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불혹’의 나이가 얼마 남지 않았다. 낯설다. 늘 그렇듯 숫자에 불과하다며, 덤덤한 듯 받아들인다. 그 와중에도 시간은 멈춤이 없다. 나는 또 새로운 세대로의 편입(?)에 설레어 있다. 


나는 공대 출신이다. 기계를 다루는 엔지니어다. 글보다 숫자로 돈을 번다. 글재주가 없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내가 살면서 써보겠노라 마음먹은 글감들 중에서 "시간(Time)"에 대한 나의 생각만큼은 40대가 오기 전 꼭 정리해 놓고 싶었다.




[왜 시간인가?]


나는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영역에서 최선을 다한다. 그것이 결과를 최대로 끌어낼 수 있는 변수(x)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루라는 시간은 내가 24시간을 48시간으로 늘릴 수가 없다. 초능력을 갖고 있지 않는 한 시간은 변수가 되지 못한다. 천재든, 바보든, 부자든 가난한 자든 모두가 하루 24시간을 살아간다.


단, 질적으로는 조절이 가능하다. 양적으로 불가하다는 의미다.


(부연 : 많은 물리/수학 공식에서 시간은 변수다. 함수에 시간을 말하는 t를 통해 정답을 얻는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위에 쓴 글은 논리에 맞지 않게 들린다. 의미는 이렇다. 하루를 살면서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영역을 말하고 싶었다. 똑같은 한 시간의 공부를 하더라도 질적으로 '상당히 밀도 있는 시간(집중도 있는)'을 쓰며 공부할 수 있다. 반면, 핸드폰으로 영상과 음악을 켜놓고 흩트려진 집중력 즉, '밀도 없는 시간'으로 공부하는 경우도 있다. 밀도는 내가 컨트롤할 수 있지만, 주어진 절대적인 시간 양은 컨트롤할 수 없다는 의미다.)



때로는, 너무 빨라 잡아 두고 싶다가도 어쩔 때는 한 없이 느릴 때도 있었다. 늘 후회 없다 생각했지만, 뒤 돌아보면 아쉬움이 없을 수 없다. 무엇을 놓친 것은 없는지? 40대의 내가 짊어지고 가야 할 것은 없는지? 챙겨보려고 글을 쓴다.  




[인생에 후회라는 쓰레기를 남겨놓지 말자.]


“선배님이, 저라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이런 질문을 받는 나이가 되었다. 


“음, 글쎄…” 


답변이 상당히 조심스러워진다. 


그리고, 내 경험을 떠올려 답을 이어가 본다.

 

“뭐든 중요한 결정을 할 때에는, 이것만 명심해” 

“내 인생에 후회라는 점(순간)을 남겨놓지 말자”


예를 들면, “아~ 다시 그때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과 같은 쓸데없는 포인트를 남겨놓지 말아야 해.

그러니, 어차피 할 거라면 해!, 하고 싶은 일은 해. 해도 후회하고 안 해도 후회할 거라면 해야 돼.


그리고 살짝은 꼰대 같은 말을 덧 붙인다.


“나는 살면서 내 선택들에 후회를 하지 않아. 아니 후회할 포인트가 없었어.” (나는 네 번의 이직을 했다. 세 번째 이직에서 나는 연봉 5천만 원에서 2억 원대로 4배의 성장을 만들었다) 


“그래서 난 절대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가 않아. 어떻게 살아도 지금보다 나은 모습이 될 자신이 없거든.” 내 나름대로 나의 시간에 충실했음을 대변하는 말이다.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터놓는 20대 직장 후배와 대화를 나누면서 나는 고민 없이 이렇게 말을 하고 있었다. 미리 생각해둔 말도 아니었다. 


말하려던 찰나의 순간, 나의 옛 시간들이 몇몇 이미지로 머릿속을 스쳤다. 20대- 그리고 30대 후반까지 나의 시간은 뜨겁게 불타올랐다 식었다. 그 반복의 연속이었다. 넘을 수 없는 산들이 겹겹이 마주한 것 같아도, 지나 보면 다 넘어와있었다. 바람이 쌔 쓰러질 것 같다가 어차피 이 또한 지나가면 잔잔해질 거야. 라며 믿고 버틸 수 있었다. 


그렇게 치열했던 하루하루의 시간이 차곡히 쌓여 지금의 나이까지 여행을 잘해오고 있다. 

다시 이 시간을 살더라도 더 나은 삶으로 이끌 확신이 안 들었다. 


그래서 나는 후회라는 쓰레기가 없다. 




후회 : 남길 거라면 최소한만,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 했다. 

작은 선택들부터, 큰 선택들을 해야 한다. 때로는 그것이 나의 인생 결정적 순간이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을 수도 있다.


만약 그때 내가…. 그게 아니라 다른 선택 했다면 어땠을까?라는 어리석은 후회를 할 때가 있겠지만, 그런 후회 섞인 상상력은 부질없을 때가 많다. ‘후회’ 없는 인생이 어디 있겠냐만은, 그 마저도 최소한으로 남기고 시간을 여행하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한다. 





[Ready : Action] 


내 인생이 뭐 늘 그렇지..

우리에겐 미래가 없어요. 같은 절망감 섞인 말을 많이 듣는다. 


특히 나는 이런 말을 많이 듣는다.


그때 너(형) 따라 영어 공부했을 걸. / 그때 너(형) 따라 투자를 했을 걸. / 그때 너(형) 따라 이직(퇴사)을 했을 걸. 등등… 


내 경험상 어떠한 것을 시도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기회가 다가와도 회피한다. 그들은 늘 이런저런 핑계가 많다. 시간이 없어 영어 공부를 못하고, 떨어진 주식을 사려면 더 떨어질까 봐 못 산다. 해외의 좋은 자리로 이직을 하려니, 한국에 사놓은 집들과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 미련이 남아서 못 떠난다. 


갑자기 투자에 눈을 뜨는 사람은 없다. 갑자기 영어에 눈을 뜨는 사람도 없다. 연봉은 하루아침에 벼락같이 오르지 않는다. 어제까지 하지 않던 영어 공부가 오늘부터 잘 될 가능성은 없다. 같은 맥락으로 어제까지 하지 않았던 운동을 내일 할 가능성도 현저히 낮다. 꾸준한 사람들은 늘 계속 무엇인가를 하고 있다. 


그래서 절망만 하고 있는 그들에게는 기회가 잘 없을뿐더러, 기회가 온지도 모르며, 꾸준함이 없다. 기회를 모르니, 어떻게 잡는지도 모른다. 그러니 행동하지 않는다. 지금도 안 하고 앞으로도 안 한다.


할 사람은 지금도 하고, 앞으로도 꾸준히 한다. 


그들은 늘 준비가 되어있다.


Ready? 


Action!.




[후회 : 넘기면 곧 기회]



정말 미래가 없을까

운이 지지리 없어 악[惡] 수를 뒀더라도이겨내면 또 다른 기회가 된다.  


이보다 더 미래가 없었을 것 같은 사람이 있을까?

최근 나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정말 흥미롭게 봤다. 말도 안 되는 상황이지만, 이런 세상이 오지 않을까? 하는 상상도 해봤다. (드라마 설명은 생략)


그 드라마 속 속 상황을 보자. (스포가 포함됨)


두 번째 게임으로 달고나 뽑기가 나온다. 바늘 핀으로 살살 긁어가며 새겨진 모양을 뽑아내는 감질맛 나는 게임이다. 나의 어릴 적 추억놀이다. 아무튼, 드라마 속 설정이지만 매 게임을 목숨 걸고 한다. 


주인공 기훈(이정재)은 달고나 게임에서 하필 최악의 선택을 하고 만다. 난이도 최상의 우산 모양을 골랐다. 정말 악수도 이런 악수가 없다. 


미래가 없다고? 정말 이런 상황이 미래가 없는 상황이지 않을까? 하지만, 기훈은 이겨낸다. 그러니 또 다른 기회가 왔다. 하마터면, 인생 최악의 후회를 남길 뻔했다. 


[선택과 증명]


선택(Choice)이 그렇다. 


과정이 힘들면, 내 선택이 잘못되었나? 후회를 한다. 

하지만, 그 순간을 이겨낼 힘이 있어야 한다. 


모든 것이 무너질 것 같지만, 그 마저도 이겨내면 어? 되네? 마치 별것 아닌 것 같다. 그때가 내 인생의 또 다른 기회였구나 라는 생각으로 바뀔 때가 많다. 


그만큼 강해진다. 

그때가 강해지는 순간이다. 

잘못된 선택이 아님을 스스로 증명해내면 된다.






이 글을 마치며…


시간에 얽힌 일들과 생각들에 대해 글을 계속 쓰고 있다. 워드 파일에...

글을 쓰다 보니 어느 정도 주제를 분류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시간:Time]에 대한 생각을 이렇게 4편으로 나눴다. 


1. 시간의 속도 

2. 시간의 밀도 

3. 시간의 무게 

4. 시간의 가치


그리고 계속 쓴다.

쓰다 보면 방향이 바뀔 수도 있겠지만.. 

꾸준히 쓰고, 브런치에도 올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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