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닮지 않은 너에게

by 길가의 꽃

올해 봄,

벚꽃이 흐드러지던,

벚꽃송이가 눈처럼 내리던 그날

너는 나를 찾아왔어



엄마가 된다는 것은

내가 감히 할 수 있는 영역의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40여 년을 살아왔었지.

세상 모든 일에 도전해 보고 어떤 일이 주어져도 최선을 다해 볼 자신이 있었던 나였었지만

엄마라는 역할만은 해낼 수 없을 것만 같았단다.


그런 내가 엄마가 되었어.


너를 가졌을 때

나를 닮지 않기를,

나의 성격, 외모, 체질, 성향 모든 것들이 나와 닮지 않기를,

더 솔직히 말하면 내 안에 있는 아버지의 모습이 너에게 가지 않기를,

성당 뒷자리에 앉아 두 손을 모으고

세상 모든 엄마와는 조금 다른 기도를 간절히 했었어.


기도 덕분이었을까.

너는 너의 아빠의 어린 시절과 너무나도 똑같은 모습으로 ,

매일매일 반달 눈웃음에 까르르 돌고래 소리를 내며

햇빛 같은 아이로 자라나고 있단다.


그런데 말이야

너를 꼭 안고 있으면 마치 나를 안고 있는 것 같다는

기분이 들 때가 있어.

안겨서 나를 올려다보는 너의 모습에서

언뜻언뜻 내 모습이 스쳐 지나갈 때마다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지는 거 있지

너에게 보이는 내 모습이 싫지가 않았어.



어쩌면

너를 통해 나를 사랑하는 법을 배우라고

네가 나에게 온 건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


꽃송이를 머금은 봄날 같은

나의 호두야


앞으로 펼쳐질

너의 모든 순간순간에

나의 어릴 적 모습이, 그 시절 나의 부모가

겹쳐질 때가 있겠지.


그럴때마다

그 순간을 사랑할게

너의 순간을

나의 과거를

너와 함께하는 현재를

어루만져 줄게


세상에서

나 자신을 가장 싫어했던 내가

너의 엄마가 되어

너를 사랑하듯

나를 사랑할게


너를 보듯

나를 바라볼게


나를 닮지 않은 너에게서

나를 보며

너와 닮아갈게


반짝이는 너를 안고

나도 너의 봄날이 되어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