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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dro Nov 06. 2021

5. 입사동기

자고로 ‘나라사랑 동기사랑이라는 말이 있다. 신입사원  어디 하나 마음 붙일  없을  가장 의지가 되는 것은 바로 입사동기이다. 결국 대화는 재테크 얘기, 연애 얘기, 게임 얘기 등등으로 시작해서 선배 험담으로 끝난다. 아무리 좋은 사람도 일로 엮이면 절대 좋은 소리가 나올  없다. 게다가 신입사원 때는 허점이 많고 선배에게 여러 가지로 지적을 받을 수밖에 없다. 나한테 싫은 소리 하는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직까지  사람도  봤다. 아무리 인생에 도움이 되는 나의 개선점을 얘기해줘도 듣는 순간 나에게는 비난으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이런 면에서 선배 사원은 무조건 불편한 존재다.


반대로 입사동기는 사막 위에 오아시스라고 말해도 과연  아니리라. 신입사원 때는 서러운 일이 많다. 남몰래 화장실에서 눈물을 흘리던 일이 많았다. 나는 어른이고 나름대로 생각이 있는데 선배가 혼내고 가르치려고 들면 자존감 하락  설움이 폭발하기 마련이다. 그때는  팀의 동기를 휴게실로 불러내야 한다. 그리고 시원하게 선배   사발을 해야 속이 후련해졌다.


 무렵 우리 센터의 입사 동기는 10 남짓이었다. 센터는 여러 개의 팀으로 구성된다. 입사 동기들은  팀으로 흩어져서 신입사원은    1명씩 배치되었다. 배치 교육  함께 지낸 후에 교육이 끝나면 같이 회식하면서 친하게 지내던 동기들은  팀으로 흩어지면 각자 업무에 바쁘게 되어 자연스럽게 멀어지게 되었다. 그래서 동기 중에 케미가  맞는 동기와 그냥 그런 동기가 갈리게 되고  같은 경우에는 결국 꾸준히 소통하며 서로 의지하게  동기는 나보다 1 위의 형만 남게 되었다.


사람이 한없이 나쁠 수도 있지만 한없이 착할 수도 있다는 것은  형을 통해 알게   같다. 단순히 착하다는 표현보다는 선하다는 말이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마음 쓰는   선한 형이었다. 배려가 몸에 배었고 상대방의 말을  경청해 주는 것이 나와는 결이 다른 사람이었다. 나는  당시 사회화가 덜되고 소위 말해서 개념 탑재가 부족해서 그런지 배려와 공감 능력이 부족했던  같다. 그런 나를  형은 따뜻하게  대해 주었다. 고민을  들어주고 이상한 개똥철학에 감동해 주었다.


누군가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것은  힘을 가지게 한다. 아무런 이해 관계없이 대해주는 것이 그때는 그렇게 대단한 것인지 몰랐지만 나이가 들어 돌이켜 생각해 보니  고맙고 힘이 되는 일이었던  같다. 무미건조하고 가시밭길 같은 회사 생활을 버티게   원동력 중에 하나가 바로 입사동기가 아닐까 싶다. 지금은 나도 이직을 했고  형도 이직을 했기 때문에 같은 조직에서 위로가  수는 없지만 그래도 가끔 만나서 그때 이야기를 나누며 추억을 되새기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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