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써니데이 Aug 15. 2023

엄마가 화분을 모두 버리라 하셨다.

한 평생 살림만 하시던 엄마에게 무슨 일이 생긴걸까....

엄마가 화분을 모두 버리라 하셨다.

 

이 말에 가슴철렁했다.


한평생 천상 여자, 살림꾼이었던 엄마에게 무슨 일이 생긴걸까...


내가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엄마는 우리집 살림이며, 육아를 모두 도맡아 해주셨다.


엄마는 부지런하고 뭐든 미리미리 준비하셔서 약속 시간에 늦으신법이 없으신 고운자태를 뽐내시는 살림과 정리정돈의 여왕이셨다.


어릴적부터 우리집은 언제나 건강하고 잘 자란 식물들이 베란다와 집안 한켠을 싱그럽게 채워주고 있었다. 그리고 엄마와 함께사는 지금도 그렇다. 이제 지금이란 말은 빼야겠지만.

 


엄마가 키우는 화분는 꽃도 잘 피었고, 딸의 초등학교 입학식때 받은 종이컵 크기의 행운목도 8년 동안 그 시절 딸의 키만큼이나 잘 키우셨다.

그런 엄마가, 지난 1월 갑자기 집에 있는 화분을 모두 버리라 하셨다.


그동안 잘 견뎌오셨는데....드디어...결국....


하지만....

엄마 아직은 아니야.....


누가 뭐래도 이젠 엄마 본인이 자신 없어지신 것 같아서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다.


작년 가을 엄마가 올해는 김장을 못하겠다고 하셨을때보다 내 마음은 더 쿵 내려 앉았다.



우리 엄마는 파킨슨병 환자이시다.


그 병력은 20년이 넘었다. 엄마가 내 나이일때 엄마는 파킨슨병이었다니.


그때는 몰랐는데 내가 그 시절 엄마 나이가 되어 보니그 한창 나이에 파킨슨병을 평생 안고 가셔야했던 그 간의 엄마 마음은 어땠을까.


20년의 파킨슨병 기간동안에도, 엄마는 비교적 약 조절이 잘 되셨기에

1년전까지만 해도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없이 잘 지내셨다. (잘 지내셨다고 믿고 싶다.)


그런 엄마가 작년 여름부터 부쩍 눈에 띄게 기력이 없어지시더니

올 1월부터는 보조인이 없으면 안 될 정도로 일상생활이 어려워지셨다.


아직 60대 이신 엄마가 보조인의 도움없인 일상생활을 할 수 없다니....


파킨슨병이 완치되는 병이 아니라 하더라도

휴대폰 모바일뱅킹으로 이체도 하실 수 있을 정도로 총명하신데....


그렇다면 이제 나는 딸로서 무엇을 해야 하나

직장생활을 하는 내가 엄마를 잘 돌봐드릴 수 있을까...


엄마의 병세에도 도움이되고 나의 생활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게 있을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