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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oTube Feb 04. 2021

제40편 '난세' / 제42편 '문전'

제40편 '난세'

권세를 논란거리로 삼다

요임금/순임금과 같은 성왕, 걸왕/주왕과 같은 폭군은 천 세대 만에 한 번 나타나더라도 어깨를 나란히 하여 발뒤꿈치를 좇듯이 이어진 것이다. 세상의 통치자란 중급 정도의 인물에서 끊어지지 않으니, 내가 말하려고 하는 권세는 중급 정도가 되는 군주이다. 중급 정도란 위로는 요임금/순임금에 미치지 못하지만, 아래로도 걸왕/주왕이 되지는 않는 경지로서 법을 지키고 권세에 처하면 다스리게 되고, 법을 어기고 권세를 버리면 어지럽히게 된다. 지금 권세를 버리고 법을 어기면서 요임금이나 순임금을 기다렸다가 요임금/순임금이 이르게 되면 곧 다스려지지만, 이는 천 세대 동안 어지러웠다가 한 세대 만에 다스려지는 것이다.


한비자에서 말하는 바를 이해하기 위해 꼭 읽어야 할 부분입니다. 성인이 있다면 태평성대가 올 것이고, 희대의 폭군이 있다면 모든 사람들이 고통받을 것입니다. 그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실제 세계에 그런 극단적인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그랬다면 성인이나 폭군이 지금처럼 특별히 전해지지 않겠죠. 그냥 보통 사람일 테니까요. 대부분 성인만큼 뛰어나지는 않고, 폭군만큼 잔인하지는 않습니다. 현실은 이런데 폭군을 욕하고 성인만 기다리는 건 현실적이지 않고, 때문에 중간 정도 사람들이 잘 살아갈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이 한비자 주장의 핵심입니다. 그 도구는 계속 말하고 있는 군주의 상과 벌이고요.


스티브 잡스 같은 극히 뛰어난 사람이 있다면 분명히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사람의 목숨이란 유한하기에 그런 뛰어난 사람이 없어진 후에도 계속해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어야 오래갈 수 있는 회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종대왕 독재가 가장 이상적일 수 있겠지만, 그보다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 옛날에 이런 말을 하다니, 대단한 통찰력입니다.




제42편 '문전'

전구에게 묻다

"어지러운 세상의 군주나 어리석은 군주의 재난을 꺼려하지 않고, 백성을 구제하는 도움을 꼭 주는 것이 어진 자와 지혜로운 자가 취해야 할 행동입니다. 어지러운 세상의 군주나 어리석은 군주의 재난을 꺼려 죽어 없어지는 위해를 피해 그 자신을 아는 것이 분명하고 백성들이 취할 이득을 보여주지 않는 것은 탐욕스럽고 비루한 행위입니다. 저는 차마 탐욕스럽고 비루한 행위를 하고자 하지 않으며, 어진 자와 지혜로운 자의 행동을 감히 해칠 수도 없습니다."


한비자의 포부를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실제로 한비자는 진시황의 부름을 받고 갔다가 다른 사람의 모함을 받고 죽임을 당합니다. 본인 글에 적은 것처럼 굽히지 않았지만 그 대가로 죽음을 얻게 된 것이지요. 그 열정과 노력에 경의를 표합니다.


한편으로는 이런 사람도 죽고, 그 뒤로도 현재까지 어려움은 계속되는 것을 보면... 군주 노릇, 신하 노릇을 잘하기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새삼 느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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