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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oTube Feb 04. 2021

제43편 '정법' / 제47편 '팔설'

제43편 '정법'

법도를 확정하다

지금 신불해는 술을 말하고 공손앙은 법을 일삼고 있다. 술이란 능력에 따라 관직을 주고 명분에 따라 실적을 추궁하며 죽이고 살리는 칼자루를 쥐고 여러 신하들의 능력을 점수 매기는 것이니, 이것은 군주가 잡고 있어야 하는 바이다. 법이란 공포된 법령이 관청에 드러나 있고 형과 벌은 반드시 백성의 마음속에 새겨져 있어서 상은 법을 삼가는 자에게 존재하며 벌은 명령을 어기는 자에게 가해지는 것이니, 이는 신하 된 자가 받들어야 하는 바이다. 군주에게 술이 없으면 윗자리에서 (눈과 귀가) 가려지고, 신하에게 법이 없으면 아래에서 어지럽게 된다. 이 둘은 하나라도 없어서는 안 될 것이므로 모두 제왕이 갖추어야 할 조건들이다.


한비자에서 이야기하는 법과 술에 대해 명확하게 서술이 되어 있습니다. 그러면서 법과 술은 어느 하나만 있어서는 안 되고 반드시 둘 다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심지어 책의 다른 곳에서는 군주는 인의를 버리고 술을 행해야 한다고 하기도 합니다. 역시 최고의 군주는 AI입니다. 사람이 그것을 쉽게 할 수 있을 리가 없습니다. 반면에 그렇다고 해서 AI가 아니므로 안돼 하면서 손 놓고 있을 수도 없겠죠.


여기서 법보다 더 인상 깊은 부분이 술입니다. 사람의 능력을 파악하고, 그 능력에 맞는 곳에 임명을 하고, 명분을 제시하고, 그 명분에 맞는 실적을 요구하고, 실적을 판단해서 상과 벌을 주는, 이것이 술입니다. 매니저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 뭐냐고 하면 아마 한비자는 이런 역할이라고 했을 겁니다. 저 역시 동의합니다. 잘 돌아가도록 만들기만 하면 실제 일은 신하들이 할 테니까요.


신하가 아무리 많은 성과를 낸다 하더라도 가장 큰 공은 군주가 가져가는 것이 맞습니다. 그만큼 매니징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군주가 우매하다면 아무리 뛰어난 신하가 있더라도 결국 그 일은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입니다. 하루하루 나이를 먹을수록 이 점을 절실하게 깨닫고 있습니다.




제47편 '팔설'

여덟 가지 가설

사람을 임용하여 정사를 맡기는 것은 (나라의) 보존과 멸망, 다스림과 어지러움의 관건이다. (군주가) 술도 없이 사람을 임용하여 (일을) 맡기면 맡기는 것마다 실패하지 않는 것이 없다.
법이란 일을 규제하는 수단이고, 일이란 공적을 이름 붙이는 수단이다. 법이 세워져서 어지러움이 생기게 되더라도 그 어지러움을 저울질할 수 있으므로 그 일이 이루어진다면 법을 세운다. 일이 이루어져서 해로움이 있다 해도 그 피해를 저울질하여 공적이 많다면 법을 행한다. 어렵지 않은 법이나 피해가 따르지 않는 공적이란 천하에 있지 않다.


등용과 배치, 군주에게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이때 중요한 것이 군주의 술입니다. 군주가 술이 없다면 다른 사람의 의견에 흔들리게 되기 때문에 등용을 잘 못 하고, 사람을 배치할 때도 결국 신하의 힘만 키워주게 됩니다. 때문에 반드시 실패합니다. 설사 그 일이 성과가 잠시 날 수 있겠지만 나라 전체 입장에서 보면 결국에는 실패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


재미있는 것은 그다음 글입니다. 법과 술은 명확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사람들이 반드시 이득을 보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군주는 나라 전체를 보면서 판단을 해야 하기에 설사 법이 조금 어렵고 일부에게는 피해가 있을 것이라 하더라도 옳은 것이라면 실행해야 합니다. 이것도 결국엔 술입니다. 모든 사람에게 칭송받는 군주는 없고, 모두가 좋아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군주는 사소한 것들을 포용하면서 큰 이익을 추구해 나가야 합니다.


군주의 입장과 백성의 입장과 신하의 입장은 모두 각각 다릅니다. 군주가 다른 사람을 시키려면 그 본인의 명분이 명확해야 합니다. 늘 말하는 '비전'이 중요한 이유일 것입니다. 그 비전을 납득시키는 것도 군주의 역할일 것이고요. 스티브 잡스가 칭송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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