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열차 타고 처음 떠나는 기차여행 - 진주 경남수목원 방문기
요즘같이 코로나로 인한 언택트 시대에 사회적 거리두기 기준 수칙 및 방역 수칙을 잘 지키면서도 아이들과 즐겁게 놀기 좋은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찾는 것이 매주 평일의 과업이 되었고 점점 주말이 다가올수록 갈 곳은 정하지 못한 경우 밀린 숙제를 하지 못한 불안한 심정을 느끼는 요즘입니다.
검색 사이트에 살고 있는 지역명을 넣고 '아이와 가볼 만한 곳'이라는 단순하면서도 저의 의지가 강력히 반영된 검색어로 무한 검색을 하던 중 발견한 진주에 위치한 경상남도수목원은 경상남도라는 지명을 가진 만큼 내부는 엄청 넓었고 다양한 볼거리와 놀거리를 가짐은 물론 코로나로 인한 언택트 시대에 추천하는 관광지에서 이름이 올라있어 사회적 거리두기의 수칙을 잘 지키면서도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힐링할 수 있는 여행지라고 생각되어 방문을 결정했습니다.
경남수목원으로 떠나는 여정은 지금까지 해온 방식대로 자차를 이용해 편안하게 떠나는 것도 물론 좋을 수 있었지만 좋은 아빠가 되어 아이들과 즐거운 추억을 만들기로 다짐했기에 뭔가 색다른 그리고 아이들이 경험해보지 못한 것을 경험해주고 싶어 이번 여행의 컨셉은 '대중교통 이용하기'로 잡고 떠나보았습니다.
두 아이 모두 아직 태어나서 기차를 타본 적이 없었고 특히나 둘째 아이는 버스도 타본 적이 없어 최근 가뜩이나 타요나 띠띠뽀를 좋아하는 아이들을 위해 특별히 기차 예매를 모두 마치고 출발을 위해 집을 나섰고 이미 아이들은 타요와 띠띠뽀를 탄단 생각만으로도 출발부터 무지하게 들떠 있었습니다.
예매한 기차는 무궁화 열차로 출발지인 창원역으로 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는데 때마침 버스 색깔도 딱 파란색인 것이 아이들은 버스를 보자마자 멀리서부터 타요를 외치며 즐거워했습니다.
TV로만 보던 타요 안에서 세상 구경을 한다고 정신이 없는 아이들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바라보다 보니 어느새 창원역에 도착했고 띠띠뽀를 타기 위해 타요와는 이별을 해야 했습니다.
사실 저 역시도 무궁화열차는 어린 시절 타보고는 처음 다시 타보는 거라 몹시 설레었는데 그런 저의 설레며 기다리는 저의 맘과는 상관없이 아이들은 그저 신이 나는지 무지하게 뛰어다녔고 평소 층간 소음이 걱정되어 '뛰지 마'라는 말이 입에 붙은 말 대신 '맘껏 뛰어'라는 낯선 말을 할 수 있었고 정말 맘껏 뛰는 모습을 보니 저도 덩달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드디어 무궁화 열차가 도착해 진주에 위치한 경상남도수목원에 가장 가까운 반성역으로 향했고 아이들은 첨 타보는 기차가 무척이나 신기했는지 자리에 앉지도 않고 연신 창밖 세상 구경에 정신이 없었고 그 모습이 기획한 아빠로서는 몹시 뿌듯했습니다.
도착한 반성역은 실제로 새로 생긴 역이라 역 앞은 허허벌판에 편의점 하나 없이 아무것도 없기에 반성 폐역으로 가야 읍내 수준의 음식점 및 가게들이 있었습니다.
반성역과 반성 폐역 사이의 거리는 약 2km 정도로 도로와 자전거도로가 분리되어 있고 그 옆에 인도가 위치해 있어 아이들과 주변 구경하면서 조용히 걷기엔 좋았고 평소 도시 생활에 익숙해진 아이들에게 있어 주변의 자연의 여러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오히려 차를 타고 가는 것보다 걷는 것이 더 좋았습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기에 반성 폐역에 도착한 후 미리 검색한 현지 맛집인 명성반점에 도착했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탕수육과 잡채밥 그리고 저를 감동의 도가니로 몰고 간 짬면을 주문해 든든하게 속을 채운 후 본격적으로 경남수목원의 관람을 시작했습니다.
경남 수목원의 경우 입구를 조금 지나면 하늘에 닿을 듯한 메타새콰이어 숲과 함께 어우러진 넓은 정원과 가족들이 돗자리를 펴고 놀 수 있는 테크들이 있었고 작지만 사슴, 양, 공작새, 원숭이, 타조, 조랑말 등 동물들이 제법 있어 아이들이 관람하기에 좋았습니다.
실제로 경상남도수목원이 매우 넓고 볼거리가 많다는 것을 검색해 알고 왔음에도 실제로 보는 규모는 더 크고 넓었고 성인의 걸음으로도 경남수목원 전체를 즐기기 위해서 하루를 꼬박 써야 한다고 하니 어린아이들의 경우 한번 방문으로 전체를 관람하기에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그래도 잘 기획한 덕분이었을까? 돌아오는 차에서부터 반성역까지 아이들은 이미 이성을 잃고 단잠을 청했고 그래도 아이들이 신나게 놀았다는 것이 느껴져서 그런지 왠지 모를 흐뭇함이 느껴졌습니다.
잠깐의 꿀맛 같은 단잠을 자고 난 아이들은 다시금 체력을 보충했고 돌아오는 무궁화 열차 안에서 가는 길에 못다 즐긴 띠띠뽀를 즐기며 연신 웃음이 떠나지 않는 모습이었고 해가 지고서야 즐거운 대중교통을 이용한 경상남도수목원 투어를 마치고 집으로 복귀할 수 있었습니다.
하루를 마무리하고 잠자리에 들기 전 첫째 아이에게 오늘 하루 재미있었는지 물었더니 오늘 본인이 재미있게 느꼈던 것들을 수다스럽게 한참을 말하더니 마지막에 들은 "아빠 최고"라는 한마디에 오늘 하루 피로가 쏴악 사라지는 느낌이 드는 즐거운 하루가 되었고 아이들과의 새로운 추억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것 같아 보람된 하루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