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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drew May 09. 2022

애비라는 이름

晩書 홍 윤 기_살아온 이야기 살아갈 이야기

사내로 태어나서 우는 첫 울음은

살아가야 할 미지의 세상에 대한 두려움이다.

천방지축 철없던 시절엔 미처 몰랐다.

두 어깨에 지워질 세상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울 것 인가를.


아비란 이름 위에 지워진 삶의 무게가

바위처럼 무겁게 어깨를 눌러도

해맑은 얼굴로 처다 보는

내 아이들의 보석 같은 눈망울과 

이 세상에 오직 한 사람의 말 없는 미소가 있어

이쯤은 문제없다고 호언(豪言)도 했다.


때로는 울고 싶어도 울 수 없는 백조처럼

아비의 울음엔 소리가 없다.

남의 눈에 보일까 마음으로 우는

아비의 울음엔 눈물이 없다.


아이야 네가 아비가 되면 일러주마

소리 없는 울음에 목 메임이 있고

눈물 없는 울음에 하해(河海)가 있다는 것을

넓기만 하던 아비의 어깨가 좁아지고

만년설처럼 머리에 백설이 서리면

이마에 깊게 패인 밭 고랑 같은  주름 뒤에 숨어서

고독한 울음을 운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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