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칠 삼국지 옮기며 천천 읽다 2022년 3월 10일
삼국지
서사
출렁출렁 흐르는 큰 강은 동쪽으로 흐르고
흐르는 강의 물거품에 모두 씻겨가듯 영웅들이 사라져 가는구나.
시비와 성패도 돌아보면 모든 것이 헛되건만
푸른 산은 옛날처럼 그렇게 푸르구나
몇 번이나 석양은 붉게 물들었을까.
강가에 앉아 낚시하는 백발의 노인은
가을 달과 봄바람을 보고 또 보았겠구나.
탁주 한 병 마시며 서로 만나
많고 많은 고금의 이야기를 웃으며 나누세.
제1회 세 호걸이 도원에서 술을 마시며 형제의 연을 맺고 황건적에 맞서 일어나니 이제 이 영웅들이 공을 세우게 되는구나.
이제 이야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천하의 큰 세력들이 쉼 없이 나뉘면 다시 합하고 합하면 다시 또 나뉘길 계속합니다. 주나라 말기에 이르러 일곱 나라가 서로 다투다가 진나라에 의해 하나가 되고, 진나라가 망한 뒤엔 초나라와 한나라로 다시 나뉘고 나뉜 서로 다시 다투고 한나라가 초나라를 다시 합해 버렸습니다. 한나라 고조가 하얀 뱀을 베어 죽이니 정의로움으로 일어나 천하를 통일하였습니다. 그런 뒤 광무제의 시기에 크게 번성하고 헌제의 시기에 이르자 또 세 나라로 나누어졌습니다.
이렇게 크게 나누어진 걸 따지고 보면 환제와 영제에서 비롯됩니다. 환제는 어진 이들을 멀리하고 나쁜 환관을 가까이 두었습니다. 환제가 죽고 영제가 즉위하자 대장군 두 무와 태부 진 번이 영제를 보좌하였습니다. 이때 환관 조절 등이 권력을 농락하자 두 무와 진 번은 뜻을 모아진 번을 제거하려 하였지만, 이 일이 그만 사전에 드러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오히려 죽임을 당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일 이후 환관의 세력은 더 커지고 더 횡포는 더 심해졌습니다.
망할 나라는 다 그럴 이유가 있는 듯합니다.
건녕 2년 4월 보름날이었습니다. 황제가 온덕전에 가 옥좌에 앉자 갑자기 전각에 바람이 몰아치더니 커다란 푸른 뱀 한 마리가 대들보에서 떨어져 옥좌에 똬리를 틀었습니다. 황제가 놀라 쓰러지자 좌우의 신하들이 급히 부축하고 문무백관은 모두 달아나 버렸습니다. 잠시 뒤 뱀은 사라졌으나 이젠 큰 눈과 비가 갑자기 내리고 우박이 쏟아져 내렸습니다. 그 우박에 밤 중에 쓰러진 집들이 수없이 많았습니다.
2년이 지난 건녕 4년 2월에는 낙양에 지진이 일어나더니 해일에 바닷가의 백성이 휩쓸려 죽었습니다.
광화 원년에는 암탉이 수탉이 갑자기 되고 6월 초하루에 온덕전에 갑자기 검은 구름이 깔렸습니다. 7월 가을에는 무지개가 옥당에까지 걸리고, 오원의 산이 무너졌습니다. 이 말 고도 온갖 불길한 일들이 쉼 없이 일어났습니다.
話說, 天下大勢, 分久必合,合久必分. 周末七國分爭, 并入于秦 及秦滅之后楚、漢分爭, 又并入于漢 漢朝 自高祖 斬白蛇, 而起義, 一統天下 ,后來光武中興, 傳至獻帝遂分為三國。推其致亂之由殆始于桓、靈二帝。桓帝 禁錮善類, 崇信宦官。及桓帝崩, 靈帝即位, 大將軍 竇武, 太傅陳蕃 共相輔佐. 時有宦官曹節等,弄權, 竇武陳蕃 謀誅之, 機事不密, 反為所害, 中涓自此愈橫。
建寧二年四月望日,帝御溫德殿。方升座,殿角狂風驟起,只見一條大青蛇,從梁上飛將下來,蟠于椅上。帝驚倒,左右急救入宮,百官 俱奔避。須臾,蛇不見了。忽然大雷大雨,加以冰雹,落到半夜方止,壞卻房屋無數。建寧四年二月,洛陽地震﹔又海水泛濫,沿海居民, 盡被大浪卷入海中。光和元年,雌雞化雄。六月朔,黑氣十余丈,飛入溫德殿中。秋七月,有虹現于玉堂,五原山岸,盡皆崩裂。種種不祥,非止一端。
[결국 망하는 나라는 다 이유가 있다. 돌아보지 못하고 자신의 성과와 화려함에 빠져 귀에 달콤한 이야기에 빠져 있기에 역사의 뜻을 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환관이 설치고 황제가 귀가 멀었으니 그 영혼의 비워짐은 당연하고 그 말과 생각이 어리석음은 어찌 피하겠는가. 지금은 황제나 왕이 다스리는 나라가 아니다. 국민이 주권을 가지고 대통령에게 그 권력을 위임해 나라를 운영한다. 그런데 국민과 대통령이 서로 달콤한 이야기에 역사의 뜻을 망각하고 서로 잘했다 우리는 크게 이루었다며 역사의 흐름을 잊어버리는 순간 무너짐은 시작하는 것 같다. 아니 피할 수 없어 보인다. 결국 흐르는 강의 물보라의 물거품에 모두가 사라질 존재들이 서로 달콤한 이야기에 취해 있으니 어찌 역사의 뜻을 제대로 이룰 수 있겠는가.]
유대칠 옮기며 읽다.
2022년 3월 10일 허수당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