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황하운 Apr 10. 2024

2000명 모은 백서 콘텐츠 마케팅, 이렇게 시작했어요

3편 중 1편. 기획할 때 챙겨야 할 3가지

작년 여름, 걱정 반 열정 반으로 회사에서 처음 백서 콘텐츠 마케팅 프로젝트를 띄웠습니다.

(*백서 콘텐츠는 가이드, 리포트, e-book, White Paper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립니다. B2B 마케팅에서 리드(잠재고객)를 발굴하기 위해 자주 활용하는 방법이에요)


그렇게 꼬박 46일이 지났을 때 68 페이지 분량의 벤치마크 리포트가 세상에 나왔고

꼬박 2주가 지났을 때 다운로드 수가 1,000명을 넘겼으며

2개월이 지났을 때 세일즈 미팅 40+ 건, 계약 10+ 건이 성사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매출에 대한 직접적인 기여보다도 리마커블 콘텐츠를 발행함으로써 사고 리더십을 확보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에 더 큰 의의가 있었다고 믿습니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B2B 마케터로서, 프로젝트 리더로서 많이 배우는 시간이었기에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어서 이렇게 회고를 남깁니다. B2B 마케팅 사례의 일환으로, e-book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는 많은 마케터들께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이번 글엔 B2B 마케팅 사례로서 왜 e-book 마케팅을 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만들었는지부터 남겨볼까 해요.


순서

B2B는 백서 콘텐츠 마케팅을 왜 하는가?

우리 팀은 백서 콘텐츠 마케팅을 왜 했는가?

1. 기획: 그들이 알고 싶어 하는 것에서 출발하기

2. 데이터 수집을 위한 설문지 제작: 양질의 데이터가 모이도록, 설문 조사는 뾰족하게

3. 설문 응답 수집: 적어도 100팀 이상의 데이터를 모아야겠다




그전에 제 소개를 간단히 덧붙입니다.

저는 B2B SaaS 스타트업에서 마케팅을 하고 있습니다.

리드가 고갈된 세일즈 팀의 모습 (출처: www.linkedin.com/pulse/worst-moments-sales-memes-daniel-disney

대표적인 역할 중 하나는 (1) 우리 회사 혹은 제품에 대한 인지를 만들어내고 (2) 관심도를 높여 (3) 유효한 잠재고객들을 세일즈 팀에게 전달하는 것입니다. 위 사진처럼 세일즈팀이 기다릴 일이 없도록이요.


당시 백서 콘텐츠 마케팅(이하 리포트북 프로젝트)도 위 역할의 일환에서 시작했습니다.




B2B는 백서 콘텐츠 마케팅을 왜 하는가?

아사나 Asana에서 6년째 커뮤니티와 Engagement Marketing을 리딩하고 있는 조슈아와 실리콘밸리에서 커피챗을 했을 때 제 머릿속에 남은 딱 한 가지 키워드는 ‘사고 리더십’이었습니다.


인사이트가 넘치던, 아사나 글로벌 커뮤니티 마케팅의 수장 Joshua와의 만남

“B2B SaaS라면, Thought Leadership (사고 리더십)이 GTM의 모든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를 풀고자 하는 영역에서 사고 리더십을 갖기 위해 노력하라.”


사고 리더십을 갖기 위해 시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백서(white paper), 리포트, 사례집 등을 주기적으로 발간하며 전문성과 신뢰도를 쌓아가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무작정 제품을 홍보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도움 되는 콘텐츠를 만들고 이 콘텐츠에서 잠재 고객들이 겪고 있는 ‘문제’들을 심도 있게 다루며 잠재 솔루션으로서 우리 제품을 언급하는 스토리텔링이 중요하다는 것도요.



우리 팀은 백서 콘텐츠 마케팅을 왜 했는가?

리캐치가 리포트북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도 조슈아가 이야기한 것과 맞닿아 있습니다. 

고객 확보를 돕는 솔루션을 만드는 만큼 B2B 마케팅/세일즈 영역에서 사고 리더십 역할을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더 쪼개어 보면 크게 2가지 이유가 있었습니다.


첫째, 당시 목표로 하는 타겟 고객과의 접점을 만들기 위해서였습니다.

웨비나나 오프라인 이벤트처럼 사람들이 시간을 내어 실시간으로 참여해야만 하는 고관여 마케팅을 위주로 진행하다 보니 확장성의 한계를 느꼈습니다. 당시 타겟 고객은 더욱이 저희가 진행하는 웨비나에 참여할 가능성이 희박한 페르소나였죠.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다운로드할 수 있으면서 타겟 고객이 가치 있다고 느낄 콘텐츠를 발행하면 그들과 접점을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둘째, 국내 B2B 팀들이 참고할 수 있는 데이터가 적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그들에게 도움이 되는 벤치마크 데이터들을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우리의 성장 속도는 이 정도면 괜찮은 걸까?” 

“다음 스텝을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B2B 팀들이 한 번쯤은 머릿속에 떠올리는 질문들에서 출발했습니다.

다른 B2B 기업은 마케팅과 세일즈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그 정보를 리포트북 형태로 전달하면 도움이 되겠다 생각했습니다.


그럼 이제 백서 콘텐츠의 기획부터 제작, 세일즈 미팅을 성사시키는 것까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1. 기획: 그들이 알고 싶어 하는 것에서 출발하기


그렇게 목표 설정까지 마치고 기획 단계에서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은 프로파일링이었습니다.


우리가 만든 리포트북을 가장 다운 받았으면 하는 타겟 페르소나 하나를 설정하고 찾아가서 딥 인터뷰를 했습니다. 대략적인 기획안을 들고 고객사 중 한 곳의 대표님을 찾아갔어요.


“저는 다른 B2B 팀들이 어떻게 마케팅을 하고 세일즈를 하는지 궁금하기도 하지만, 소비자들의 마음이 진짜 궁금해요.


기획안을 공유드리고 대표님이라면 이 리포트북에서 더 알고 싶은 정보가 무엇인지 여쭤봤는데, 대답을 듣자마자 뒤통수를 맞은 듯한 기분이었어요.


사무실로 복귀하자마자 기획안을 수정했습니다. 그렇게 리포트북을 1부와 2부로 나누어 기획했습니다. 1부는 다른 B2B 팀들은 마케팅과 세일즈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그리고 2부는 B2B 소비자들은 왜 구매하고 왜 이탈하는지에 대한 것으로요.

마케팅과 세일즈 전략을 다루는 1부와 소비자의 시선을 다루는 2부 목차



2. 데이터 수집을 위한 설문지 제작: 양질의 데이터가 모이도록, 설문 조사는 뾰족하게


‘벤치마크 리포트’를 만들기로 한 만큼, 양질의 데이터를 모으는 것이 핵심이었습니다.

그렇게 데이터를 모으기 위한 서베이를 제작했습니다.


서베이를 1차로 만들고 타겟 페르소나와 가장 가까운 고객사 몇 곳에 요청하여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응답하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응답하기에 꺼려지는 문항은 없는지, 편향된 데이터가 쌓일 만한 문항은 없는지 등을 확인했어요.


그다음엔 내부 피드백도 여러 차례 거치며 서베이 문항을 완성했습니다.


그리고 10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응답해야 하는 서베이인 만큼, 응답하다 중간에 이탈하지 않도록 서베이 맨 첫 장에서 기획 의도를 충분히 전달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서베이 첫 장에 작성한 '벤치마크 리포트북 기획 의도'



3. 설문 응답 수집: 적어도 100팀 이상의 데이터를 모아야겠다


유의미한 리포트를 만들기 위해 적어도 100개 이상의 B2B 기업으로부터 데이터를 모으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응답해 주시는 분들은 벤치마크 리포트북을 있게 만든 감사한 분들인 만큼 리포트북이 완성되는 대로 가장 먼저 공유드리겠다는 약속도 함께 전했어요.


그렇게 총 3군데로부터 데이터를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1. 고객사  

가장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만큼 리포트북 프로젝트의 취지를 자세히 설명드리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었습니다. 고객사들과 가장 소통을 많이 하는 세일즈팀, 그리고 고객 성공 팀이 고객사 한 곳 한 곳 연락 드리며 서베이 응답을 요청했습니다.  


2. 잠재 고객사

뉴스레터, 카톡 플친 등을 통해 저희 채널을 구독 중인 잠재 고객들께 서베이 응답을 요청했습니다.  


3. 홈페이지 방문자  

홈페이지에 띠배너를 띄워 서베이 응답을 요청했어요. 


그렇게 총 93여 팀의 응답을 수집했고, 그 응답을 기반으로 리포트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 B2B에서 '사고 리더십'을 확보하고 싶다면 백서 콘텐츠 마케팅을 해보자.

• 기획 과정에선 반드시 타겟 페르소나 1명 이상을 만나 딥 인터뷰를 하자.
  답은 내가 아닌 그들에게 있다.

• 양질의 데이터를 모으기 위해 최선을 다하자.


이제 이 정도가 남았는데요, 리포트북(백서)을 어떻게 만드는지는 다음 글에서 이어갈게요.


4. 백서 만들기: 저절로 공유하게 만드는, 유익한 콘텐츠일 것

5. 리드 수집 폼 만들기: 자동화까지 구현하면 베스트

6. 너쳐링 캠페인 기획하기: 웰컴메일 시리즈부터 웨비나까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