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저는 한국어 교사입니다.
한국어 교원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한 정규 수업을 듣기도 전에 나는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그곳에서 만난 일본인 학습자에게 처음으로 받은 한국어 질문이었다. 이 일본인 여성은 일본 무역회사에서 한국으로 출장 와 있는 1년 차로 한국에서 만난 한국인 남자 친구가 있었고 한국어 중급 수준으로 우리는 한일 문화원에서 제공하는 수업 장소에서 만나 한국어 수업을 했다.
처음 한국어 봉사활동을 시작할 때는 내가 한국어를 하는 원어민인데 외국인의 한국어 질문에 대답하지 못할 것은 없을 거라고 자신만만이었다. 그저 외국인들이 자주 실수하는 발음이나 앞, 뒤가 맞지 않는 문법 정도를 교정해 주면 되겠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것이다. 한국어 교사가 되기 위한 오프라인 수업의 수강 신청을 마치고 한국어 수업 현장을 먼저 경험해 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봉사활동이어서 외국인 학습자의 질문에 어떻게 대답을 해 주는 것이 올바른 것인지 기초 지식이 전무한 상태였다.
남자 친구가 이런 말을 자주 사용하는데 ‘지경’이 무슨 뜻인지 궁금하다는 것이다. 순간, 솔직히 나도 그 ‘지경’이 무척이나 궁금해졌다. 나도 그동안 그 ‘지경’을 꽤 많이 사용해 왔지만 외국인에게 교사로서 설명하게 될 줄은 몰랐다. 질문을 받은 순간, 한국어 원어민인 내가 한국어에 대한 질문에 ‘저도 잘 몰라요.’라는 말은 절대로 할 수 없다는 신념 하나로 쉽게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내려고 분주했었고 지금 생각해 보면 굉장히 미숙했던 기억이 난다.
‘내가 한국어를 사용하는 한국인인데 조금만 공부하면 잘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자신감만으로 시작한 한국어 봉사활동에서 접한 이 첫 질문은 그 뒤로 나의 한국어 공부에 채찍이 되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한국어를 할 줄 아는 한국인이라도 외국인 학습자를 만나는 한국어 수업은 자신감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 앞으로 한국어 교원 자격증 취득을 위한 교육 과정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충분히 예감하는 고마운 봉사활동의 시간이었다.
현재 나는 서울의 한 기관에서 외국인 학습자를 대상으로 한국어 수업을 하고 있다. 이 책은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예비 한국어 강사들에게 지혜로운 해답을 주는 글이 아니다. 지금도 여전히 한국어 수업에 대한 설렘으로 정답을 찾아가며 고민도 많은 내용의 글이다. 좌충우돌 한국어 수업 이야기를 생생하게 담아 한국어 수업을 꿈꾸는 예비 강사들과 공유하며 공감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