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디자인
환경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는 요즘, 우후죽순 지금의 트렌드를 따라 여러 기업에서 다양한 소재들과 다양한 기술을 가진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패션 시장은 여전히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인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과 친환경적인 소재를 가진 제품과 브랜드가 패션 시장에 나오더라도 소비자들에게 지속적인 관심을 받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패션시장은 단순히 기술이나 실용적인 면만을 따지는 시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때로는 불편하고 내구성이 좋지 않은 제품이라도 어떻게 디자인이 되었는지 또 어떻게 브랜딩이 되었는지에 따라 폭발적인 인기를 끌 수도 있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패션산업이 지속 가능한 방향을 찾기 위해서는 단순히 기술과 소재의 혁신으로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매 시즌마다 변하는 빠른 패션 트렌드와 구매해서 한 두 번도 입지 않기도 하는 가벼운 소비문화, 또 그러한 문화를 부추기는 패션 산업의 마케팅, 기업과 소비자 모두가 조금씩 변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이러한 문제점은 계속해서 고쳐지기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나는 항상 제품들을 기획하면서 어떻게 하면 지속가능성을 이룰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했고 처음 디터 람스의 디자인을 보았을 때의 충격을 떠올렸다. 물론 디터 람스는 산업 디자이너다. 하지만 50년도 전에 출시된 브라운의 제품들과 비쵸에 가구들은 지금 출시되었다고 하더라도 어느 하나 부족함이 없을 만큼의 완벽하고 세련된 모습을 갖추고 있다. 기술과 실용적인 부분을 더 중시하는 품목들임에도 불구하고 브라운 제품들에게 지속가능성을 부여했다는 것은 그의 디자인이 얼마나 뛰어난지를 증명해주는 샘이다.
실제로 디터 람스는 이미 50년도 전에 지속가능성의 대해 중점을 두고 디자인을 하였는데 이 부분은 그가 정의한 디자인 10 계명에서도 엿볼 수 있다. “7. 좋은 디자인은 오래 지속된다.”, “9. 좋은 디자인은 환경 친화적이다.”라고 말이다. 이처럼 디터 람스는 지속 가능한 디자인 자체가 좋은 디자인이라고 말하고 있다.
다시 패션 산업으로 돌아가면 패션 산업은 분명 다른 산업에 비해 트렌드에 민감하고 그에 따라 가벼운 소비문화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패션 산업에도 변하지 않는 가치의 개념은 분명히 존재한다.
클래식
‘시간이 지나도 가치가 변하지 않는’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가치를 가진 제품이나 브랜드를 보면 “클래식하다”라고 말을 하기도 한다.
빈티지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오르는”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위 개념에 대해서는 다른 글에서 조금 더 심도있게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친환경적인 소재와 기술뿐만 아니라 근본적으로 돌아가 지속 가능한 디자인으로 위와 같은 클래식 하거나 빈티지한 제품을 선보일 수 있다면 또 그런 제품들을 소비자가 인정하고 받아들여 줄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이러한 패션 시장에 환경문제는 조금은 나아질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