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노래들 2. / 온 몸으로 피었다 결국..
민들레 노랑 꽃 햇살만 기다리고
가늘게 봄비 지나가고
인적 없는 거리 긴 긴 보도블럭 위
너를 닮은 누군가 지나간다
잊혀진 시편들이 귓가에 속삭이고
그리워 하세요, 잊지 마세요 하고
거기 오래 꽂혀 있던 책갈피 자욱처럼
지우지 못해 눈 감고
동그랗게 피었다 바람에 흩어지는
민들레 하얀 봄 길
봄길 걸어간다
봄은 멀리서 오고 누군가 함께 오고
따사로운 햇살 그림자 처럼
고적한 정거장 오래된 벤치 위
바람만 잠시 머물고 있구나
그 옛날 연인들이 아픈 줄도 모르고
그리워 하세요, 잊지 마세요 하고
일생에 단 한 번 쯤 사랑하세요
뜨겁게, 애틋하게
온몸으로 피었다 결국 꽃대만 남아
오래 흔들리는 민들레야
노랗게 피었다 꿈 같은 씨앗 되어
세상으로 흩어지는 민들레야
2022.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