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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은희 Jan 21. 2023

우리가 사는 바다는  오늘보다 내일 더 행복하다

백진원 영화감독을 만나다


백진원

白眞圓, Jin Won Baek영화감독, 시나리오작가, 교육자, 작가

이 글은 선생님으로 내가 만났던 멋진 소년의 지나온 길이며 앞으로 계속해서 쓰여질 완성되지 않은 글이다.



영상촬영기법 강의실에 들어가니 솜털이 보송보송하다는 어른들의 말처럼 아주 어려 보이는 앳된 미소년이 강의를 하고 있었다.

앳된 미소년! 모두들 말하는 MZ세대, 어릴 때부터 자신이 원하는 것을 분명히 알고 빠르게 그 길을 달려와 누구보다도 앞에 서 있는 사람, 그 사람이 내가 만난 백진원이다.

백진원 감독은 온몸으로 달린다. 고등학교 재학시절에 "부재중 메세지"라는 단편영화를 제작했고  영화 부재중 메세지로 2017 제14회 부산청소년영화제 대상과 여러 영화제에서 많은 상을 받았고, 세상과 소통하는 영상 전문가 백진원으로 예술 부문에서 Youth Hero Prize(자랑스러운 청소년대상)를 수상했다. 백진원을 네이버에 검색하면 나이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상을 받았다는 것과 그가 쌓고 있는 경험들을 볼 수 있다.

이렇게 어린 나이에 이렇게 많은 상을 받으려면, 이 정도의 영화를 찍으려면 얼마나 치열하게 살아야 하는 걸까?

내 모습을 돌아보게 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백진원이라는 사람이 궁금해졌다.

내가 만난 첫 모습은 교육자의 모습이었기에 교육자로서 백진원은 직접 만났다.


가르치는 사람 백진원

문화와 예술을 나눌 수도 하나로 말할 수도 없다는 것이 나의 개인적 의견이지만, 문화예술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무엇이라고 말하고 싶은지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씨앗"

백진원 감독의 대답은 다른 분들과 같으면서도 또 달랐다.

어차피 정답은 없는 질문이었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씨앗을 뿌리고 물을 주고 보살피며 키우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아이일 수도 있고, 그림일 수도, 영화일 수도, 교실일 수도 있다.






물음과 답은 이메일로 주고받았다. 내가 감독으로서, 작가로서의 백진원의 실제 모습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물음은 내가 알고 싶은 것, 답은 백진원 감독이 스스로 볼 수 있는, 보여주고 싶은 만큼의 답변이다.



조지 오웰은 아주 어릴 때부터 자신이 작가가 될 것을 알았다고 '나는 왜 쓰는가'라는 산문에 썼는데 감독님은 언제 감독이 되겠다고 생각하셨나요?

저는 초등학교 시절에 방송 PD 다큐멘터리를 본 뒤로 감독이 되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영상미디어고를 졸업하고 영상디자인과에 수석입학을 하셨는데 사회학으로 전공을 바꾸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사실 저는 회사를 운영 중이었기 때문에 졸업 후 일에만 전념하려고 하였으나, 제 영화의 주제는 주로 사회적인 소재를 기반으로 제작하다 보니, 사회학 공부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우리나라 최고의 영화감독 봉준호감독, 박찬욱감독님도 사회학과 철학을 전공하신 것처럼 말입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영화와 사회는 연관성이 참 많습니다.


학교폭력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중학교 때 제 동기가 학교폭력을 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저도 소심한 성격이었기 때문에 그 친구에 선뜻 도움을 주지 못하고 방관했던 경험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미안한 마음에 만든 영화가 제 데뷔작 <부재중메세지>였습니다. 당시에는 남학생 소재로 시나리오를 썼던 기억이 있는데, 오히려 여학생들의 시점으로 바꿔서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최근 넷플릭스에 등장한 송혜교 씨의 출연작 "더 글로리“도 학교 폭력이 소재입니다. 아직까지도 학교폭력은 우리 사회의 큰 문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뻔한 질문이지만 제일 좋아하는 감독과 작가가 있다면요?

개인적으로 <우아한 거짓말> <완득이> <증인> 등 사회적인 소재를 기반으로 영화를 찍으신 <이한> 감독님 팬입니다. 제가 영화를 만들게 된 가장 큰 이유를 만들어주신 분이기도 하구요  

그리고 저는 드라마 작가들을 좋아하는데,  <낭만닥터 김사부 시리즈> <여우각시별> <제빵왕 김탁구> 등을 집필하신 강은경 작가님 열렬한 팬입니다. 공감도가 높은 작품과 현실적인 대사, 직업군이 뚜렷하게 나오는 작품이 많아서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작가님입니다.


강의와 네이버 오디오클립, DDP 협력전시로 진행된 겨울국제초대전시에 국내디자이너로 참여하시는 등 여러 가지 활동을 하고 계신데 감독으로서 작업에 집중하시기 힘들지 않으세요?
사실 저는 여러 일을 하고 있지만 이것저것 왔다 갔다 하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면 영화 시나리오를 쓰다가 디자이너로 참여하고 이런 반복적인 루틴은 별로 안 좋아합니다. 영화 시나리오 작업을 모두 마치고, 그러고 나서 디자인 작업에 몰두하고 마무리가 되면 강의 나가고 이렇게 끝 마무리를 하고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 것이라서 집중이 어렵지는 않습니다.


http://www.gpkorea.com/news/articleView.html?idxno=95326



새로 준비하시는 영화 "에어플레인"은 가상공간이 배경이라고 들었는데 SF를 기대해도 될까요? 아니면 배경만 바뀐 사회폭력에 관한 이야기일까요?
가상공간 즉 시공간의 대한 이야기는 맞습니다. 하지만 SF와 사람의 윤리적인 태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단순한 SF는 아닙니다. 스포일러가 되니 자세히 말씀은 못 드립니다.


앞으로 어떤 영화를 만들고 싶으신지요?

지금 제가 가지고 있는, 저만 할 수 있는 장르의 영화를 만들고 싶어요 물론 새로운 도전을 하는 건 너무 좋은 일이지만, 너무 어긋나지 않고 대중분들이 편안하고 공감대 있는 영화들을 만드는 것에 중점을 두고 새로운 트렌드와 사회 변화에 따라 제 영화도 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그 시작이 앞으로 제가 찍는 모든 작품이 그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감독님은 누구보다도 감독으로서 빨리 시작하신 거 같은데 50대에는 어떤 모습이실까요?

50대에도 아마 메가폰을 들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대학에서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을까 생각합니다. 유머코드는 글쎄요...? (웃음)


마지막 질문입니다. 강사협회에 올려진 감독님의 엄청나게 긴 프로필을 봤는데, 감독님 자신을 정의한다면 뭐라고 하시겠어요?

"다재다능하고 융합적인 사람이다"라고 정의하고 싶습니다. 제 삶의 가치관이기도 합니다. 제 생각에는 잘 실천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말 중에 어디로 가야 할지 알고 싶으면 어디서 왔는지 되돌아봐야 한다는 말이 있다.

백진원 감독과의 짧은 만남은 내게 그 말을 생각나게 했다.

나는 앞으로 어디로 가야 할지 내가 왔던 곳을 돌아봤다.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지, 어디로 가야 할지 매 순간 고민하고 선택을 하고 있다.

우리의 수백만 , 수천만 개의 선택들이 더 나은 길로 우리를 인도하기를 바란다.


나는 백진원 감독의

"오늘보다 내일 더"라는 영화제목처럼 지금 이 순간,

오늘보다 내일 내가 조금 더 행복했으면 좋겠다.


우리가 사는 이 바다는 오늘보다 내일 더 행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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