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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obtube Jan 20. 2023

2022 결산, 2023 계획

여느 때와 달랐던 2022년이 벌써 지나가버리고, 2023년의 1/12도 거의 끝나가고 있다.

(아직도 부르기 익숙치 않은) 작년은, 철 들고 나서는 정말 흔하지 않게도, 1년을 거의 통으로 놀고 쉴 수 있던 해였다. (의도치 않았지만...)

매일매일 다른 것들을 보며 느끼고 생각하고 배우는 것들이 있었지만, 그냥 뇌를 쉬게 했던 한 해였기 때문에 아무것도 적지 않아서 흘려보내게 된 그 생각들과 시간이 아쉽다.


특히 아직도 일은 시작하지 않았음에도 새로운 환경에 적응 하느라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도 마냥 편안한 시기를 보내지는 않았으니. 그 이유나 문제를 찬찬히 되짚어보면, 다시 독일에 돌아간 나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마지막으로 계절을 듣고 졸업을 마무리하러 한국에 잠깐 왔고, 계절이 끝난 지금 곧 독일로 돌아가야 한다.

이 짧은 한 달 동안 여러 사람들도 열심히 만나고 수업도 열심히 들으며 부족했던 인간관계의 갈증을 과분하게 채웠다. 오히려 시간이 부족해서 만나고픈 사람을 다 못 만났을 정도.. ㅠㅠ



[나의 2022년, 그리고 독일]


1. 먹는 걸 그만두지 못하는 나쁜 식습관이 생겼는데, 나를 distract하거나 몰입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없어서 였던 듯하다.

내내 비자만 기다리느라, 딱히 할 것이 없어서, 혹은 공부를 하며 생산적이게 보낼 수 있음에도 무기력함에 크게 생산적인 시간을 보내지 못했던 지난 6개월.

뭐라도 하며 바빠야 생기가 돋는 나에게는 그런 시간을 보내는게 벌이었다.

무기력과 찾아온건 너무나 나쁜 식습관이었는데, 하루종일 이야기를 할 사람이나, 할 일이 많지 않다 보니 계속 간식을 주워먹었고, 그게 결국 살로 이어졌다. 또 그럼 그게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고 ㅠ

뒤셀에 돌아가서는 카페든, 도서관이든. 공부를 할 곳을 찾아서 매일 나가야겠다.


그리고 체력이 곧 자산이라 했다. 운동을 꾸준히 해서 몸도 마음도 건강한 사람이 되면 좋겠다.


2. 한국어도 영어도 독일어도 뭣하나 제대로 잡지 못하는 느낌

그나마 직장을 다니면서 쓰기 시작했던 어른의 고급(?) 어휘들을 하나둘씩 잊어간다. 내 친구들은 그 분야에서 조금씩 성장하고 있을 때 나는 정체되어 있다.

그러니 나는 내 상황에 맞게 영어든 독일어든 많이 향상시켜야 할 것이다. 매일 남자친구랑 대화를 하니 영어가 확실히 많이 늘기는 했지만, 여전히 나만의 문장 패턴에 갇혀있는 느낌이 강하기 때문에.

새로운 프로그램을 넷플릭스에서 찾아서 공부해야겠다.

이번 생일 선물로 부모님께 시원스쿨 강의 패키지를 끊어달라고 했다. 1년치 독일어 수업을 왕창 끊어놨기 때문에, 매일매일 적어도 한 강의씩은 들어야 한다 유빈아 :)...

무엇보다 독일에서 살면서, 그것도 직장에서 일을 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당연하게도 "독일어"일테니.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기 위해서는 언어도, 문화도 이해해야한다.

앞으로는 독일어에 내가 몰입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계속 잊어가는 한국어는 책을 많이 읽으면서 교양도 같이 쌓는 방향으로 가면 더없이 좋겠다.. :)


3. 사람에 대한 그리움. 독일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짧았지만 한 번 우울한 시기를 내고 나니, 이제 거기서 정직원 생활을 시작할 2023년에 대해 나는 무서움이 컸다.

(이제 정말 정직원으로 일한다.. 계약서에 도장도 찍었다 ㅎㅎ 나 취업했습니다 여러분 v(-ㅂ-)v )

그러나 새로 나에게 펼처질 세계에 대해, 여러 걱정이 앞서는건 사실이다. 언어가 일단 너무나 큰 장벽이기에... 크게 마음고생 하지 않도록 단단한 내가 필요하겠다.

자신감과 당당함이 최고의 매력이라 했다. 기죽어있기보다는 항상 오픈되어있고, 독일식 특유의 딱딱함과 정제됨, 규칙적임에 맞춰 적당한 속도로 다가갈 수 있어야겠다. 물론 언어는 언제나 열심히 해야한다.

괜히 무서움과 걱정이 fixated되어 벌벌 떨 때가 있었는데, 뭐가 그리 무서웠는지. 지금 쓰다보니 참 별 거 아닌 일같이 느껴진다.

무엇보다 나에게는 언제나 너무나 많은 선택지들이 있다. 한국으로 돌아와도 되고, 대학원을 진학해도 되니, 스스로를 너무 쪼지 않았으면 좋겠어 유빈아.

언제라도 한국에 있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그리워진다면, 다행히도 우리에겐 기술이 있기 때문에, 영상통화를 하면서 수다를 떨어도 되겠다.


+ 더해서, 한동안 내 모토였던 "말하는대로 마음먹은대로"를 잊고 살았던 것 같다. 정말 말하고 생각하는대로 될진데, 지레 겁을 먹고 부정적인 얘기를 하다보니 나도 모르게 정말 독일이 그런 나라라고 생각하고 있더라.


나는 특히나.. 말하는대로 모든게 이루어진 사람이다.

이 학교에 가고 싶다고 말을 하고 다녔더니 정말 그 학교에 갔고, 이 회사에 다니고 싶다고 했더니 정말 그 회사를 다니게 되었고, 한국을 떠나고 싶다고 했더니 정말 떠나게 되었다.

말의 힘은 실로 너무나 크고, 나는 말하는대로 그런 사람이 된다. 그러니까 난 할 수 있다!!!!!!

언젠가는 독일에 완벽적응하여 그 나라를 떠나고 싶지 않고, 그 곳에 있는 새로운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나고싶지 않은 날이 올거야


4. 돈돈돈..

2022년은 돈이 빠져나가기만 엄청 빠져나간 해였다.

사실 2020년 카카오를 다닌 후부터는 거의 부모님으로부터 경제적 독립을 한 상태였다. 장녀로서의 dna인지 그냥 더 이상 손 벌리고 싶지 않았다.

용돈도 거의 받은 적 없으며 우리 삼남매의 유럽여행도 거의 다 내가 비용을 지불했다. 한독 왕복 비행기도 내 돈으로, 독일에서의 생활비와 월세도 내 돈으로..

근데 솔직히 학생이 무슨 돈이 있겠냐. 이제 거의 바닥을 드러냈다 ^-^... 사실 유동성이 없다고 하는게 맞을거다.

곧 정직원으로 일 시작하면 이제 돈을 벌기 시작할테니, 그 때부터는 다시 돈을 착착 모으고, 투자를 위한 종잣돈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해야겠다.

돈이란 정말 쓰다보면 물 흐르듯이 사라지는게 돈이므로 생각 좀 하면서 써야겄다..



올해 사주를 봤는데, 마음고생은 할 수 있지만 잘 극복하고 넘어가면 대길한 운이 찾아오는 해랬다.

그래 뭐.. 누구나 어려운 시기는 있지만 그 시기를 어떻게 넘기느냐에 따라, 훗날 내 소중한 발판으로 삼을 수 있게 되기도 하고 혹은 아예 좌절하여 전환점이 되어주기도 한다.

방금 또 동네를 걸으며 생각했다. 이 조그마한 동네에서 통근하는 직장을 원해, 조금 힘들더라도 good reputation 있는 회사를 원해? 한다면 현재의 나는 망설임 없이 후자다.

편안함 보다는 힘들어도 쟁취하는 모험에 설렘을 느끼는게 나라는 사람인가보다.

If your dreams don't scare you, they aren't big enough.


나에게 이 기회는 틀림없이 귀한 기회임을 안다. 해외 거주 험도, 해외 근무 경험도, m&a 직무도.. 뭐하나 귀하지 않은 것이 없다.

그러니까 겁내기보다는 순간순간을 즐기고 소중하게 생각했으면 좋겠어.

매일이 다르게 행복하다가 힘들었다가 했다가도, 지나고 크게 보면 흐릿하지만 예쁜 시간들로 기억되니까. 안좋은 것보다는 좋은 순간들이 더 많이 간직이 되니까. 그냥 점일 뿐이니까,

올해는 즐길 줄 아는 사람이 되고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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