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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신영 Nov 13. 2023

꽃 카페와 우리만의 카페

보라색 글라디 올러스

주산지로 올라가기 전에 점심 식사 후에 향숙 씨가 안내한 곳은 보라색 글라디올러스가 반기는 카페였다.

빨간색, 분홍색 글라디올러스만 보다가 보라색을 보니 신기했는데, 어느 여인은 친구랑 둘이서

"이 꽃은 무슨 꽃이야? 무궁화지?"라고 해서 놀랐다.

카페의 주인장이 보라색 계열로 콘셉트를 맞추었는지 구석구석 보라색 꽃이 많다.

버들마편초(숙근 버베나)

이름도 예쁜 버들 마편초(숙근 버베나)도 보라색, 붓들레아, 클레마티스(서양 으아리)도 보라색이다. 버들마편초는 붉은색이나 진분홍이 흔하게 볼 수 있는데 보라색이 환상적으로 다가온다.

클레마티스, 붓들레아

사진 열심히 찍고 모델도 해가며 즐거운 시간, 맛있는 커피도 마시며 청송의 유래에 대해 잠시 공부도 한다.

청송(靑松)은 조선시대 세종 5년(1423)에 청보군(靑寶郡)과 송생현(松生縣)이 합쳐져서 청송(靑松)으로 이루어진 지명이다. 송생현(松生縣)에 대한 기록은 19세기 후반 편찬된 대동지지(大東地志)에 신라 경덕왕 16년(757년) 소량(召良)을 송생(松生)으로 개칭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후 세종 5년 청보현에 합병되면서 폐현(廢縣)되어 송생현이 사라지고 청송군으로 완전히 통합되었다.(네이버 참조)

작은 창문으로 바라본 풍경
오른쪽 붉은 인동초만 알겠어요.

청송은 어느 곳을 둘러보아도 평화로움으로 가득 찬 곳으로 다가온다. 복잡한 서울을 떠나와 한가로운 카페 안팎의 풍경에 젖어 꽃이 없어도 좋을 순간에 다양한 꽃들을 보게 되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을 것 같다. 

밤잠도 설치고 산소카페라는 청송에 와서 피곤한 줄도 모르고 구경도 잘하고 다녔으니 맛있는 저녁을 먹기로 한다. 이번 여행에서도 변함없이 저녁 식사는 밖에서 먹지 않고 숙소에서 해결하는 것을 모두 좋아해서

통밀빵, 과일, 삶은 달걀로 가볍게 먹지만 우린 어느 황제도 부럽지 않은 만찬처럼 즐겼다.

정아씨의 솜씨


여행 올 때마다 정아 씨의 남편이 정성 들여 구워주는 통밀빵에 향숙 씨의 과일들. 이번엔 사과를 꼭 챙겨 왔으며  속이 편안한 최고의 식사가 되었다.

거기에 정아 씨가 직접 말려서 만든 메리골드, 비트, 캐모마일 차와 예쁜 유리 다기까지 가져온 성의에 감탄하며 늦도록 차를 마신다. 다도를 오랫동안 해온 정아 씨 덕에 여행에서도 맛있는 차로 우리는 호강한다.

그런데 손수 만든 다식과 강정을 가져와 놀랬는데 모양은 어찌 그리 예쁜지 입에 넣기가 아까울 지경이다.

다과 접시 매트의 그림을 그려 넣은 정아 씨는 다재다능 그 이상인 여인이다. 우리 모임의 막내면서 보배인 사람이다.

그렇게 우리만의 카페는 세상 어디에 내어 놓아도 손색이 없지 않을까? 여행의 즐거움은 좋은 곳에서 바라보는 풍경과 그곳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찾아가며 잠시 바쁨을 내려놓고 쉼을 누리는 시간이기도 하다.

이렇듯 함께 할 수 있는 소중한 벗이 있어 순간순간 몽글몽글 아련함이 일렁이는 가슴이 된다.

마음 편안하게 의지가 되고 서로를 존중하며 아끼고 배려하는 마음이 귀해서 오래도록 같이 하고 싶은 벗들이라고 고백하고 싶다.

글라디올러스와 박각시나방

*사진; 노향숙, 박정아. 안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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