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습니다 ~^^
모처럼 탄천 길을 걷습니다.
탄천 둘레길도 오랜만에 나섰는데 성큼, 계절은 바뀌어 가고 있음을 느낍니다. 그토록 무더운 여름이 가을을 몰아내고 상주할 줄 알았거든요.
어느새 높아진 하늘엔 모양도 색다른 구름들이 서로 자신들의 구름모양이 최고라는 듯 구름쇼를 펼치고, 강물엔 오리들이 물장구를 치며 유유히 물결 따라 흐르듯 놀고 있는 모습이 평화롭기만 합니다.
잠시 쉬며 하고자 마음먹었던 일엔 손도 못 대고 온갖 게으름을 피우며 반년을 훌쩍 넘겼습니다. 제일 큰 걱정은 좋아하는 글쓰기이지만 성장하지 못하고 매일 고만고만한 글을 쓰며 사는 것이 맞는 가였습니다. 브런치에 올라오는 작가님들의 글을 보면 모두 한결같이 어찌 그리 잘들 쓰시는지 날이 갈수록 주눅이 드는 저의 모습을 보았거든요.
쉬면서 독서와 필사를 하고 글쓰기에 도움 되는 공부를 하며 마음을 새롭게 하는 일이 최우선 과제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생각만큼 몸이 따라주지 못함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그래서 게으름도 피우고 영화, 드라마에 푹 빠져 드라마 폐인, 게임폐인도 되어보았습니다. 늘 공허한 마음으로 무엇을 바라고 사는 걸까 자문도 하면서 새롭게 독서할 책을 고르고, 호기롭게 필사 노트와 필기구를 사들고 돌아오는 발걸음은 왠지 들뜬 기분이 들기도 했답니다.
지난 5월 하율이네 딸의 책장에서 발견한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있는 동안 읽었습니다. 어렸을 때 느끼지 못했던 것들이 나이 들어 읽으니 새삼 더욱 좋다는 느낌에 빌려와 필사를 시작했습니다. 한 줄 한 줄 음미하며 써 내려가는 시간은 감탄의 연속이었습니다. 두껍지도 않은 책은 짬짬이 써서 그런지 3개월이 걸려 끝내고 책은 주인에게 돌아갔습니다. 다시 시작한 필사는 딸이 읽어보라고 준 정유정 작가의 <7년의 밤>. 이 책은 저를 필사의 늪에 빠지게 했습니다. 출근 전 후에나 하기에 진도가 늦어 휴무날엔 밥 먹고 화장실 가는 시간 빼고는 필사를 하며 50여 일 만에 속이 후련하게 끝냈습니다.
우연히 @스티븐킹작가님과 통화하다 필사 얘기를 하니 좋아하는 작가라며 재밌다고 추천해 준 <이야기를 이야기하다>와 <내 인생의 스프링 캠프>도 읽었는데 소설 지망생들의 멘토로 남을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내 인생의 스프링캠프>는 9월 하율이네 가는 길에 읽고 나서 딸에게 읽어보라고 주고 왔습니다.
소설 속에서나 현실에서나 사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아는 일. 사람 일은 참 알 수 없는 것이 당연한데 죽고 사는 문제도 정말 알 수 없는 일이더라고요. 올여름 남보다 못했던 전남편의 사망 소식을 전해 듣고 어처구니가 없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또 어인일인지....
아마도 딸들에게 사과 한 마디 하지 않고 갔다는 것이 괘씸했나 봅니다.
변함없는 열정으로 매일 글을 올리시는 작가님들께 존경의 마음을 전합니다.
안부를 물어주시고 격려와 응원을 해주신 작가님들께 이 자리를 빌려 고마운 인사를 드립니다. 저의 부족한 글을 기다리신다는 말씀에 힘입어 다시 시작해 보려 조심히 문을 두드립니다.
존경하는 작가님들!
환절기에 항상 건강유의 하시고 건필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photo by 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