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처음으로 전자책을 만들었다.
익숙한 종이책이 아닌 화면 속 책이라는 사실이 어색하면서도 조금 설렜다.
몇 달 전, 가까이 지내는 브런치 작가님이(@스티븐킹) 전자책 출간을 공부 중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다 배우고 나면 알려 드릴게요. 작가님도 전자책 내세요.” 그녀의 말에 웃으며
“그래요. 잘 배워서 잘 가르쳐 줘요.” 하고 응원해 주었다.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책을 꿈꾼다. 등단 초기엔 나도 언젠가 책 한 권쯤은 자연스레 나올 거라 여겼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알게 되었다.
책은 쓰고 싶다고 바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실력과 꾸준함, 그리고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오랫동안 내 글을 지켜보던 작가님은 내가 아직 단 한 권도 책으로 묶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했다.
브런치 초창기부터 내 글을 읽어 온 덕에, 나의 삶과 생각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작가님은 먼저 전자책 한 권 완성하고, 다음엔 종이책으로 가자며 나를 다독였다. 그 믿음이 큰 힘이 되었다.
결국 전자책 제작 전문 사이트인 유페이퍼에서 본격적으로 작업을 시작했다. 막상 해보니 생각보다 까다로웠다. 맞춤법 검사 방식도 브런치와 달랐고, 글자체도 저작권을 고려해 선택해야 했다. 전문가들이 해야 하는 일을 내 손으로 하는 일이니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책’이라는 이름을 달려면 형식부터 책임져야 한다는 사실을 그제야 실감했다.
그날 나는 작가님 댁에서 하루를 거의 살다시피 했다. 작가님이 차려주는 점심과 저녁을 먹으며, 모니터 앞에서 끊임없이 파일을 수정하고 다시 올리고, 또 고쳤다. 모니터 앞에서 반복된 시간 끝에, 밤늦게 작가님의 코치 아래 마침내 전자책 등록 버튼을 눌렀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오랜 숙제를 마친 기분이 들기도 하면서 아직 부족한 글이지만, 이제 첫걸음을 뗐다는 것에 뭉클한 마음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