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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와 중국 샤먼 패키지 여행 도전기 - 2

노산일기

by sunshine

12/29 2일차

[일정]

고랑서(구랑위)

숙장화원

피아노박물관

일광암

간식: 창펀/망고떡

중식: 도리춘풍 (딤섬)

선택관광: 중구케이블카/서커스/전신마사지/일월곡온천/유람선야경투어

저녁: 신농원 (삼겹살 된장찌개 잡채)


오늘은 유람선을 타러 가야해서 일찍 접선한다고 한다. 오전 8시 접선이라 아침 일찍 일어나려고 했는데 도무지 눈이 떠지지가 않는다. 한국보다 시차가 한시간 늦으니 실제로는 7시 기상도 8시 기상한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왜 이렇게 피로가 풀리지 않는지 모르겠다.


부랴부랴 식당으로 내려갔는데 식당의 전경이 훌륭했다. 부페 식당도 넓고 통창으로 호텔 앞 바다가 펼쳐져 있어 답답함이 뚫리는 듯 했다. 그다지 식욕이 있지 않았었는데 먹다보니 또 이것저것 많이 먹게 된다.


시간 맞춰 내려가니 버스가 대기해 있었고 차량으로 30분 정도 걸려서 배를 타러 선착장으로 갔다. 중국은 어디를 가든 짐검사와 여권 검사가 필수라 여권을 늘 지니고 다녀야 한다. 유람선 타는 곳도 당연히 검사가 진행 되었다. 출항 후 20분쯤 지나 섬에 도착했다.


샤먼은 아편전쟁 후의 1842년에 체결된 난징 조약으로 개항한 5항의 하나로, 섬에는 영사관이 두어져 서양인이 대부분 살고 있었고 현재도 교회나 양옥 등의 건물이 있다. 자동차의 주행이 금지되어 있어 관광용 전동차나 오토바이들만 운행하고 있었다. 지도로 보기에는 작은 섬인데 실제 크기는 꽤 커서 도보로 이동하기 어렵다고 한다. 우리는 전동차를 타고 이동했는데 전동차라고 딱히 편하지는 않았다.


대만부호의 개인화원이라는 숙장화원 안에는 이름만 들어도 지루할 것 같았던 피아노박물관이 있다. 역시나 아기는 지루해 했고 다른 분들이 박물관을 구경할 때 아기와 나는 숙장화원을 걸었다. 정원의 규모가 크고 곳곳에 꽃과 나무, 기이한 돌들로 미로처럼 둘러보는 재미가 있었다. 일광암이라고 섬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다는 큰 돌까지는 등산 아닌 등산을 해야 한다. 아기와는 가는 것이 어려울 것 같아 우리 가족만 아래에서 기다리기로 하고 다른 가족분들은 일광암 근처까지 다녀오셨다. 해변가도 있다기에 아기 모래놀이 도구도 챙겨왔건만 바닷바람이 너무 차서 산책도 어려울 정도이다.


가이드의 부족한 설명이 아쉬웠지만 돌아가는 길에 먹은 청펀과 망고떡은 꽤나 맛이 있었다. 청펀은 뜨끈한 국물에 담겨 있어 찬바람의 날씨에 속을 따뜻하게 만들어 주었다. 유람선을 타러 다시 돌아 걸어가는 길에 처음으로 같이 온 분들과 대화를 하게 되었다. 모두 아기를 예뻐해 주셔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다.


낮 12시가 넘어가자 돌아가는 유람선은 사람으로 미어터져 앉을 자리도 없었다. 대만 같은 중국도 중국은 중국이다. 어찌나 사람이 많이 쏟아지는지 7명의 단촐한 패키지 팀을 잃어버릴 뻔 했다.


청펀과 망고떡이 채 소화가 되지 않은 채로 점심을 먹으러 갔다. 딤섬으로 유명한 식당이라더니 양은 푸지게 많이 차려져 있는데 미리 차려놓은 것인지 다 식어 그다지 맛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중국치고는 향신료를 많이 쓰지 않는 지역이라 한국사람들도 입맛에 맞아한다고 하는데 썩 거슬리는 맛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맛있다 싶은 생각도 들지 않았다. 어쩌면 패키지 여행의 간식 시간과 식사 시간이 적정한 텀으로 분배가 되지 않아서 일지도 모르겠다.


구글 지도로는 검색이 전혀 되지 않고 구글이나 유튜브를 밖에서 보면 공안한테 잡혀간다는 소문도 있고 해서 고덕지도라는 것을 깔았다. 지도로 보니 동선이 비효율적인 느낌이 들 정도로 버스를 타고 다니며 버려지는 시간들이 많았고 그 덕에 차 멀미도 조금 생겼다.


식사 후 문화예술의 랜드마크라는 샤포웨이 거리를 갔다. 샤포웨이는 샤먼항의 기원지라고 할 수 있는 곳으로 모래사장의 끝자락에 위치한 것에서 이름이 지어졌고 청나라 때부터 바람을 피하는 항구로 이용되었다고 한다. 가이드는 미리 사둔 커피와 밀크티를 나누어주고 자유시간 30분을 주었다. 전체적으로 젊은 분위기로 차를 마시거나 쇼핑할 만한 곳들이 많았다. 샤먼의 랜드마크인 쌍칼빌딩을 배경으로 사진도 남겨보고 귀여운 장식 인형도 사보았다. 생각보다 중국의 물가가 비싼 것에 다시 한 번 놀랐다. 모든 것이 우리나라 가격의 절반 정도의 수준으로 보면 된다.


이후의 시간은 선택관광으로만 구성되었다. 가이드가 상당히 강요를 했지만 우리가 가고자 했던 온천은 거리상 가지 않는다고 하고 서커스나 마사지만 하라고 해서 우리 가족은 그냥 자유시간을 보내겠다고 했다. 가이드도 우리 남편 같이 안넘어 가는 사람은 보기 힘들었을 것이다. 선택관광이라고 쓰고 강제관광이라 읽는다. 다른 분들이 선택관광을 하시는 동안 우리는 근처에 큰 공원이 있기에 산책을 하기로 했다. 가족 단위로 산책을 오는 사람들이 많아 보였고 아기가 놀만한 공간들도 많아서 해변가에서 못다한 모래놀이도 이곳에서 원없이 했다.


저녁은 냉동 삼겹살과 된장찌개였는데 타지에서의 한식은 무언가 부실한 느낌이 있지만 그래도 약간 느글거리는 속을 달래기에 좋은 한끼였다. 마음 약하신 다른 분들은 야간 유람선까지 다 하시는 것으로 결정되어 우리 가족만 택시를 타고 호텔로 돌아왔다.


7명의 적은 인원이라 본전도 안남을 패키지일텐데 그 중 3명이 선택관광을 안해서 손해가 막심했을 것 같다. 그래도 사전에 관광사와 선택관광 절대 강요가 없고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확인을 하고 신청한 것이기도 하고 가이드께서 너무 여행지의 설명도 부실하신데다 여행 경로도 마진이 별로 안남는 것은 뺀다든지 일정의 임의 변경도 있는 것 같아서 그냥 우리도 아기핑계를 대고 우리 의견대로 진행을 했다. 정말 우리끼리 가기 힘든 지역을 제외하고는 자유여행이나 해야겠다 싶다.


호텔에 돌아와서 심심해 하는 아기와 근처 슈퍼도 둘러보고 호텔 내 아무도 없는 헬스장에서 공놀이도 했다. 패키지 여행에서 아기 눈높이에 맞춰 놀아주려니 놀거리가 너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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