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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biing Jul 14. 2017

마음의 고요

감정이라는 것은 아무렇지도 않던 시간 혹은 아무렇지 않아 보이려고 했던 시간 속에 숨어있다가 갑자기 파도처럼 밀려오곤 한다. 그럼 파도가 바위에 부딪쳐 흩날려 깨지듯 뭉쳐있던 감정의 응어리가 분출이 된다. 그 시발점이 언제였는지도 모르게 그렇게 감정의 폭풍이 몰려온다. 폭풍 후 고요한 바다가 생기듯 내 마음에 고요함도 언젠가는 오겠지. 




사람이 방향성을 찾지 못하는 것만큼 힘든 것은 없는 것 같다. 사실 내 인생은 객관적으로 편한 인생이었다. 축복받은 가정 안에서 내가 공부하고 싶은 장소에서 공부를 했고 내가 원하는 만큼 내 능력이 따라줬고 그 덕에 내가 원했던 대학도 갈 수 있었다. 대학에서도 나를 나 자신 그대로 이해해주는 사람들을 만났다. 특별한 어려움 없이 내리막의 공이 자연스레 굴러가듯 모든 게 자연스럽게 느껴졌던 과거였다. 졸업과 동시에 여러 가지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내가 생각했던 대로, 내가 원하던 대로 내 인생이 펼쳐지지 않았다. 처음 느껴보는 경험이었다. 항상 지표가 있던 것과 같던 내 인생의 방향을 잃은 것만 같았다. 


그 결과로 내가 생각지 않게 쉬는 시간을 많이 가지게 되었고 내가 제2의 고향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미국에 들어가지 않게 되었고 결국 한국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1년 넘는 시간 동안의 기다림과 실망, 낙담 등의 감정들을 통해 여러 가지를 배웠다. 예전에는 '신은 한 가지 문을 닫아 놓으면 다른 한쪽의 문을 열어 놓는다'라는 말을 그저 흘려들었었다. 하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서 배우게 된 것은 좌절 속에서도 나에게는 그 상황에 맞는 선택들이 주어지고 나는 그 좌절을 맞닥뜨리며 힘들어하기보다는, 주어진 선택 안에서 나에게 가장 좋은 선택이 무엇일지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힘들 때는 눈이 퉁퉁 부을 만큼 울고 힘들어해도 된다. 다만 그렇게 울고 나서는 차가운 물을 한 모금 마시고 마음을 다스리고 생각을 해야 한다. 그렇게 조용히 생각하고 고민하다 보면 나에게는 다른 선택의 여지들이 주어지고 나는 그저 나에게 주어진 선택지 중 최선의 선택을 하면 된다. 


그러고 나면, 내 마음에도 고요가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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