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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희길 May 31. 2024

정리(整理)

가만가만 책장을 들여다보니

시간 지나면 아쉬워할 책들이

참 많이도 꽂혀 있네

그저 꽂아두고 위안 삼아왔을지도 모를 시간들이

불쑥 부끄러워지는구나

     

이 찬란한 봄날도 두서없이 지나고나면

흰머리 몇 가닥 더 생기고 

불쑥 날아든 지인 부고장 받아들고

한번쯤이라도 용기 내어 소통할 걸 하면서 후회할지 모르지

적어도 살아있는 동안은

변명이나 보태는 말 그만두고

     

내가 나를 위해 솔직하게 걸어가자

좀 귀찮더래도

불편한 이 맞닥뜨리지 않게 미리미리 확인도 하고

조율도 하고... 동상이몽 딴 생각하는

불량한 자안보는 게 상책이지

사람다운 사람만 만나자

제 그물에 걸려 사리분별 못하는 자

떨어지는 꽃을 보면서 꽃들이 죽는다고

얘기하는 신파조의 삼류는 만날 일 없다

     

속이 메슥거리고 머리가 지끈지끈한 주말을

굳이 맞닥뜨릴 이유 없다

누가 뭐라고 하든 시간은 덧없이 흐르고

예측은 하되 불시에 몸 균형이 무너짐을 

어이하랴

     

모두 받아들이자 힘들어도 인정하고 받아들이자

갑자기 어두워져 비가 내려도 올 때가 돼서 오나보다

인정하자

비가 아니라고이건 분명히 눈물이라고

확대해석하지 말자

비는 그저 비일 뿐눈물은 결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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