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부처님 오신 날
며칠 전 밤에 코난이 데리고 산책 중에 만난
윗집 00사 비구니 스님
‘오늘은 한 마리만 데리고 나왔네요...
부처님 오신 날, 비빔밥 드시러 오세요’
‘아.. 예, 그게 언젠대요?’
‘15일요’
‘아, 예.예. ···’
한 보름쯤부터 골목에 걸린 연등을 보면서
곧 5월이구나, 초파일이 오는구나 생각했는데
나는 스님을 기억 못하는데, 그는 나를 알고 있었구나
오늘 처음 말 붙여온 경상도 사투리 쓰는 스님
불쑥 저이는 무슨 사연이 있어 비구니가 되었고
도심 속 이 작은 절에 오게 된 걸까?
어둠 속 뒷동산 오르며
문득 어머님 사십구재에 영가를 애절하게 찾던
내 몸과 마음을 꿰뚫어 보던
눈물 그렁그렁하던 비구니 스님을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