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yPal Mafia라는 말이 있다. Tesla, Linkedin, YouTube, Paypal 등의 실리콘 벨리에서의 창업자들이 모두 전직 페이팔 직원 및 창업자 출신이라는 것이다. 유명한 일런 머스크도 그중 한 명이다. 그들은 같은 회사에서 만났거나, 같은 대학교를 나와서 끈끈하게 인맥을 연결해 왔고 서로 협조해 왔다.
내가 몇 년 전에 다니던 미국 반도체 회사 마벨 세미컨덕터 (Marvell Semiconductor)에서 만난 나의 소중한 인연이 있다. 인사과 리더, 세일즈 부사장, 오퍼레이션 부사장, 그리고 사장님의 Chief of Staff 그리고 나 마케팅 리더. 몇 년 전에 회사가 큰 변화를 겪을 때 한 명씩 한 명씩 회사를 퇴사하여 지금은 아무도 그 회사를 다니지 않는다. 이 멤버들의 공통정은 회사의 대표와 가장 가깝게 일했던 각 부서의 리더였고 나름 회사 대표의 총애와 챌린지를 동시에 받았던 사람들이다. 우리는 지난 몇 년 동안 분기마다 한 번씩 만나서 점심 식사를 한다. 코로나 기간에 만날 수 없었을 때는 줌미팅으로 토요일마다 만나서 수다를 떨었다. 나는 이들을 “마벨 마피아”라고 부른다.
우리는 국적도 다양하다. 그리고 난 이런 다양성도 좋다. 미국인, 루마니아 출신 미국인, 중국인, 홍콩 출신 미국인…그리고 나 한국인.
만나면 하는 예기들은 최근 실리콘 벨리 트렌드 예기, 미국과 중국의 지정학적 스토리, 이직 스토리 등등 다양한 주제로 2시간의 긴 점심시간을 채운다. 놀라운 것은 서로가 목격하고 스스로 당했던 사장님과의 경험은 화수분처럼 끊임없이 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5명이 합해서 근무한 년수가 50년이 넘고 우리가 겪은 경험들은 무궁 무진 하다. 지금은 웃을 수 있지만 당시는 극도의 스트레스의 일들이 수없이 많았다. 우리는 어쩌면 회사를 나와서 친해진 것 같다.
미국은 70프로 이상의 취업이 네트워킹으로 이루어진다. 무엇을 단기간에 이득을 얻고자 하는 네트워킹은 성공할 수 없다.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긴 호흡으로 서로 도움을 주는 네트워킹이다. 미국 사람들도 생각보다 관계를 중시한다.
오늘도 나의 마벨 마피아와 맛있는 점심을 먹고 이런저런 사는 이야기를 하였다. 우리가 페이팔 마피아만큼 대단한 성과를 내지는 않았지만 우리의 우정은 더 끈끈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중요한 결정을 내리기 전에 서로 물어보고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우리의 인연이 소중하다. 서로 포옹을 해주고 헤어지면서 잠시 행복감을 느꼈다. 최근 사람들로부터 심한 배신감에 회복이 되지 않아 힘들어했던 나는 이런 소중한 친구들이 있음에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