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살이의 여름휴가
(2020년 여름 브런치응모 글 1_당시 작가나이 48세)
자영업의 경험이 있어 본 손님들은
그들만의 언어로 나를 감옥살이 하고있는 수감자로 정의했다.
그들의 입에 의해 나는 지금
창살없는
감옥에
수감중이다.
지금의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 일을 하고 있을 뿐
감옥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 곳이 감옥?
그렇다면 나는 감옥이 체질이다
이곳 과는 다른 향.
모든 것들을 다 살균했다는 믿음을 주던 향이 가득했던 이십년 전.
감옥하나.
수술을 하고 입원해 있을 때의 기억을 내 입은 빙그레 미소로 저장해두었다.
입원실 침상의 각도에서 보여졌던 길거리 풍경이 나는 좋았다.
꼼짝없이 누워서 오로지 눈코입에게만 자유를 하락받았던 이틀을 제외하고는,
강제적이었던 그 상황은 내게 죄책감없는 휴식이었다.
늘 생산적인 일이 아니라 판단되는 상황에서는내게 먹구름처럼 따라왔던 불안감과 죄책감.
감옥 둘.
나는 지금 또 다른 향이 있는 감옥살이 구년차.
어디론가 떠나볼 수는 없었던 지나간 아홉 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어느 해보다도 마음 편해진 상태로
매력적인 향이 떠도는옥중에서꿀같은
여름휴가를 보내고 있다.
바로지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