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밥을 차리는 이유

메멘토모리

by 봉년

"왜 집이야? 아직 안 나갔어?"

"응?

응.

밥 차려줄라고."

"아니 나이가 몇 갠데 아직도 차려주고 있어?
자기가 알아서 먹으라고 해!"

"아ㅎㅎㅎ. 내가 아직...ㅎㅎ 좀 그런 게 있어..."

말끝을 흐렸다
2017년에는 몰랐다
한참을 지나고야 알았다 나는
.
떠나는 엄마의 마음을
.
그래서 오늘도 다 큰 청년 백수를 위해
.
쌀을 씻고
불리고
냄비에 담아
전기 레인지에 올린다


끓는 점 3분


.


기다린다


.

.

.


나에게 30분처럼 느껴지는 3분



뚜껑을 덮는다



나는 매일 아침을 맞는다


나는 매일 생각한다


'이 아침이 언제까지 이어질까'



청년백수


.


미운 것도 잠시


.


그래서 나는


쌀을 씻는다


.


떠난 뒤에 차려줄 수 없을 밥상


아쉬움 없이 실컷 차리고 싶다



'나를 떠나가며 그런 마음이 들지 않았을까'


'엄마가?'


'그 쌀쌀맞던 엄마가?'



혹시나...


'밥 한 끼 따뜻하게 해 줄걸...'


착각인가



나는 그런 후회를 하고 싶지 않다



오늘 아침


휴대전화로 동생의 핀잔을 들어가며


쌀을 씻었다


이것이 내가 내 아이를


사랑하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