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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남해 조도·호도

-보물섬으로 비상을 꿈꾸는 고즈넉한 섬

by 섬트레커


고즈넉한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남해의 조도와 호도가 세상 밖으로 나올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경상남도와 남해군은 몇 해 전부터 조도와 호도를 치유의 섬으로 만들 계획을 세워 추진하고 있다. ‘남해 다이어트 보물섬’ 조성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인공 요소를 최대한 배제하고 옛 섬마을의 모습을 살려 방문객들이 휴양하면서 심신을 치유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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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도 큰 섬과 작은 섬


■미조항 앞에 점점이 떠 있는 조도와 호도

조도에는 다이어트센터, 치유의 숲, 탐방로, 전망쉼터, 방문자센터 등이 들어선다. 민자 유치를 통해 휴양콘도미니엄과 빌라형 펜션 등 숙박시설도 들어설 예정이다.


또한 호도에는 탐방로(Sky Walk)와 전망대, 명상원 등이 조성된다. 이렇게 되면 다이어트를 테마로 한 해양관광 휴양단지가 조성되는 셈이다. 미조항 오른편으로는 대명리조트가 들어설 예정이어서 장차 미조항-조도-호도는 남해의 관광 명소로 부상할 전망이다. 그러나 이 사업이 완공되고 나면 원시적 생태가 살아 숨 쉬는 두 섬의 호젓함과 예스러움은 사라질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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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미조항 전경


애초 여수나 통영의 먼바다에 있는 섬을 갈 요량이었으나 남해안에 강풍이 불어 며칠째 여객선의 출항이 어렵다고 한다. 조도와 호도를 오가는 배는 운항한다고 하여 내친김에 남해 미조항으로 향한다. 미조항은 일찍이 남해의 어업전진기지로 망산을 배경으로 푸른 바다의 어우러짐이 한 폭의 그림 같은 아름다운 어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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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도호. 하루 6회 조도와 호도를 순회한다


미조항 앞에는 조도와 호도 등 2개의 유인도 외에도 죽암도, 목과도, 사도, 앵도 등 10여 개 이상의 무인도가 떠 있다. 조도는 새가 날아오르는 형상, 호도는 범의 형상을 닮아 붙여진 이름이다. 두 섬은 미조항에서 배로 10여 분 거리에 있다. 미조항에서는 전용 도선(정원 30명)인 ‘조도호’가 하루 6회 운항한다. 배는 조도의 큰 섬과 작은 섬, 호도를 나름의 규칙에 따라 순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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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도호를 타고 가면서 바라본 미조항




■조도의 작은 섬 해수욕장, 조용히 다시 찾고 싶은 곳

현재 조도와 호도에는 40여 가구, 10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그런데도 배가 자주 운항하는 이유가 있다. 두 섬 곳곳이 낚시 포인트이기 때문이다. 섬은 미조항에서 손에 잡힐 듯 가깝지만 미조항 자체가 남해 끝자락에 위치해 먼바다와 가깝다. 근처 해역에는 돔과 장어, 문어, 볼락 등이 많이 잡힌다. 특히 이곳에서 잡히는 멸치는 다른 멸치보다 기름이 많고 크기가 작아 고급으로 쳐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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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도 선착장


승객 20여 명을 싣고 미조항을 출발한 11시 10분 배는 조도 큰 섬, 작은 섬을 지나 호도에 도착한다. 배 운항 시간상 호도를 먼저 돌고 작은 섬으로 가는 게 좋겠다는 사무장 겸 기관장의 조언에 따라 호도 선착장에서 내린다. 그런데 배를 타고 오면서 보니, 두 섬의 해변 바위마다 일정한 간격을 두고 낚시꾼이 포진해 있다. 문외한이 보기에도 전문가 수준의 장비를 싣고 온 낚시꾼 10여 명은 호도에서 하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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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러움을 간직한 호도마을


선착장에서 호도마을까지는 가파른 언덕길을 올라야 한다. 마을까지는 200여 m 거리인데 연세가 지긋한 어르신들을 위해 모노레일이 놓여있다. 그러나 지금은 코로나로 인해 운행이 중단된 상태다.


호도마을에는 현재 12가구 12명이 살고 있다. 공동우물이 옛 모형 그대로 남아있고 농가 헛간엔 쟁기와 바지게가 한쪽에 팽개쳐져 있다. 마을 뒤쪽에는 폐교 터(미조초등학교 호도분교)가 있는데 한때 전교생 20~30명을 한 선생님이 가르쳤다고 한다. 알고 보니 조도호 사무장 겸 기관장 이기수 씨도 이곳 호도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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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도마을 선착장 옆으로 난 500여 미터의 데크길


호도마을에서 선착장으로 다시 내려와 섬 우측으로 나 있는 데크길을 향한다. 해식애를 따라 설치된 데크길은 500여 m 정도 가다가 끊긴다. 이렇다 할 안내판도 없다. 바다 저 멀리 여수산단과 광양제철소를 오가는 대형 화물선들이 선적을 기다리며 정박해 있다. 해안가를 계속 걸으면 길이 희미하게나마 이어질 것 같은 예감은 있었으나 배 시간을 고려해 선착장으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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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도의 작은 섬 선착장


배를 타고 조도의 작은 섬으로 향한다. 원래 조도의 큰 섬과 작은 섬 사이에는 사구 해안이 있었는데 그곳을 메움에 따라 이제는 두 섬이 하나가 되었다. 어촌체험센터 뒤로는 편안함을 주는 작은 해수욕장은 조용히 다시 찾고 싶은 곳이다. 해수욕장 양쪽 데크길은 가벼운 산책을 하기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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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도 작은 섬 마을


조도의 중심 마을인 이곳엔 현재 32가구 80여 명이 살고 있다. 주 생활이 어업임을 반증하듯 집집마다 잡은 물고기를 바람과 햇볕에 말리는 모습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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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 개통된 조도 해안 둘레길


■조도 큰 섬의 해안 둘레길은 환상적인 비경 연출

작은 섬 선착장에서 큰 섬 선착장으로 가는 방법은 두 가지다. 마을 뒤로 난 장산곶 자락의 산길을 넘어가는 것과 선착장 우측으로 난 해안 둘레길을 따라 끝까지 가는 것이다. 산을 넘어가면 금세 큰 섬 선착장에 도착할 것 같아 해안 둘레길을 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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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조성된 쉼터


깎아지른 해안을 따라 최근 조성된 둘레길은 현재 임시개통이 되어 있다. 완만하고 부드럽게 이어지는 둘레길 아래 파도가 철썩대는 갯바위마다 강태공들의 손놀림이 바쁘다. 둘레길 가까이는 작은 목과도와 목과도가, 멀리는 두미도가 수반의 수석들처럼 크고 작은 모습으로 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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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 보이는 섬은 목과도


구간 구간에는 ‘사고 발생 시 책임지지 않는다’는 경고문이 붙어있는데 조심스레 걸으면 크게 위험하지 않은 길이다. 약 2km에 이르는 이 둘레길의 끝 지점에 ‘남해 다이어트 보물섬’ 조성사업 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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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터와 옛 마을에 들어선 펜션


이곳은 새의 부리를 닮은 형상으로 조도의 동쪽 끝이다. 2015년 즈음만 해도 폐교(미조초등학교 미남 분교) 터를 중심으로 10여 가구가 모여 살던 마을이 있었다 한다. 그러나 흙더미 사이로 간간이 드러나 보이는 옛 담장과 골목, 방풍림 등이 옛 마을 터 임을 짐작하게 할 뿐 현대식 펜션이 그 자리에 들어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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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도의 동쪽 끝에서 보이는 죽암도


그리고 펜션 아래쪽 죽암도와 마주하고 있는 곳에는 지하 1층, 지상 3층의 콘도 공사가 한창이다. 아담하고 정취 있어 보이는 죽암도 앞 해변은 해안 쓰레기와 공사장에서 흘러내린 토사로 어지럽다. 보물섬 사업이 제대로 완성되어 원시적인 섬의 경관도 살리고 사람들도 치유를 얻는 그런 곳이 되길 바라면서 지척에 있는 큰 섬 선착장으로 향한다. 이곳에서 오후 1시 30분 배를 타고 미조항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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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리스카이워크


■한나절 섬 트레킹 마친 후 인근 관광지 여행 추천

미조항에서 최근 문을 열어 남해의 또 다른 명소가 된 설리스카이워크와 송정·상주해수욕장, 그리고 설흘산 자락에 자리 잡은 가천다랑이논 마을에 들렀다. 남해의 봄을 흠뻑 만끽한 후 하동-광양으로 1시간 정도 우회하여 여수로 돌아왔다. 현재 남해와 여수를 잇는 해저터널이 추진 중인데 먼 훗날 이 터널이 개통된다면 여수와 남해는 10여 분 거리로 하나의 공동체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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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천 다랑이논 마을




1. 위 치

o 경남 남해군 미조면 미조리


2. 가는 방법

o 남해 미조항(조도호 타는 곳)

* 네비게이션에 ‘남해군수협 중앙지점’ (미조면 미조리 168-21) 검색.

수협에서 500m쯤 위치 명이네집식당 앞

- 미조→조도→호도 : 07:30,08:30,11:10,13:30,15:30,17:10(동절),17:40(춘추),18:10(하)

- 호도→조도→미조 : 07:40,08:40,12:00,13:50,15:50,17:30(동절),18:00(춘추),18:30(하)

☎ 문의 : 선장 010-9908-7587, 사무장 010-4519-5833


3. 섬에서 즐기기 : 트레킹, 낚시

o 조도 트레킹

- 작은 섬 선착장~우측 해안 둘레길~큰 섬 선착장 : 약 2km

o 호도 트레킹

- 호도마을 + 해안 테크길(500여 미터)

o 낚시

- 5000원 사용료 지급


4. 연계 관광지

o 설리스카이워크, 송정·상주해수욕장, 금산과 보리암, 가천 다랑이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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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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