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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메제니 Dec 05. 2022

'나이 들어서' 더 이상 못하게 된 것들이 있나요?


나이가 들었나 봐요. 요즘 주변 지인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부쩍 '어휴~ 이제 나이 들어서 그건 못해.'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리거든요. 저도 나이 들어서 못하는 일들이 꽤 생겼어요. 대표적으로는 '헬스장 끊고 빡세게 운동해서 살 빼기' 같은 거요. 저는 운동을 워낙 좋아해서 살이 좀 붙었다 싶으면 헬스장 등록하고 일정기간 빡세게 운동하곤 했었어요. 그렇게 빡센 운동을 하고 나면 다른 식이조절 따로 하지 않아도 곧잘 살이 빠지곤 했지요. 하지만 이제는 그런 방법으로는 나의 일상을 건사하지 못할 뿐더러 몸이 견뎌내질 못해요. 출산 후 첫아이 6-7개월 무렵 심한 허리 디스크를 앓았고, 고질병이 되었거든요. 평소 지내기에는 무리가 없다 싶ㅇ러도 중력을 많이 받거나 무리가 되는 운동은 이제는 못해요.


이런 식으로 예전에는 가능했지만 지금은 더 이상 못하는 것들을 나열하다 보면 한도 끝도 없어요. 그런 주제로 대화하다 보면 시간이 훅 지나가요. 그런다 말이에요. 그런 이야기는 그저 대화의 재료가 되어 줄 뿐 진심으로 아쉽지 않더라구요. 나이가 많아서 못하기 된 것보다 비로소 이제서야 느낄 수 있고 할 수 있는 것이 훨씬 많아졌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이유는 '성장'이라는 키워드가 그 시절에 끝나버린게 아니라 지금도 유효해서 그런게 아닐까 싶어요. '배움'과 '성장'이라는 키워드가 남의 단어였을 때는 젊은 시절이 사무치게 그리웠어요. 그렇지만 다시 나의 키워드로 가슴에 품고 배우고 성장하며 지내다 보니 세상이 늘 새로워요. 하지 못하게 된 것들 보다 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는 것을 매순간 마주하기도 해요. 그러면서 상대적으로 그 시절 그 선택이 얼마나 어리석고 근시안적인 선택이었는지 깨닫게 되지요. 알지 못해서 어리석어서 보이지 않던 것들을 지금은 하고 사는데 운동 능력 좀 떨어졌다고 지금의 삶의 만족도가 확 줄어들지는 않아요. 자연스럽게 다른 것들로 보완되어 가더라구요.


막연히 떠올리는 나의 10년 20년 후가 기대되나요? 저는 기대돼요. 물론 점점 더 약해지고 병들어 힘들어질 거라고 생각하면 생각만으로도 싫고 두려웠던 순간들이 있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그런 생각을 구지 하지 않아요. 단순히 나이를 먹기만 한다고 저절로 행복해지고 저절로 우울해지고 하지는 않더라구요. 세상에 도움이 되기로 마음을 먹고 실제 행동으로 연결해요. 그로 인해 '자기효능감'을 느끼며 어제보다 나은 성인으로 '성장'한다고 생각해보면 가슴 떨리더라구요. 그 시작은 내 삶에 '루틴'을 들이는 거에요. 꾸준히 루틴하다가 어느정도 결과치에 닿으면 사람들에게 보여주기도하고, 보여주고 깨지면서 '자기객관화'도 하고요. 그렇게 이미 잃어버린 자질보다는 앞으로 키워나갈 역량에 초점이 맞추며 하루하루 지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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