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열일곱 번째 완독책 ★★★★★
#1. 요즘 내가 가장 많이 인용하는 책. 누군가 대화를 하면서도 누군가에게 응원을 건네면서 그리고 무엇보다 나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면서 이 책의 내용을 계속 떠올리고 곱씹어본다. 340p 가량 분량의 이 작은 책이 나의 머릿속과 마음속을 이리저리 왔다 갔다 헤집어 놓았다.
#2. 송길영 작가의 글은 참 쉽게 읽힌다. 너무 쉽게 읽히는 나머지 놓치는 것이 있을 까봐 1개의 챕터를 읽고 그다음으로 넘어가기 전에 다시 한번 읽었다. 그리고 이 글을 쓰고 나서는 다시 한번 훑어보며 밑줄을 남길 예정이다.
#3. 프롤로그를 읽고 바로 남편에게 추천했다. 같이 읽었으면 좋겠다고. 천천히 쉽게 읽을 수 있을 거라고. 평소 난독증이라 이야기했던 그도 차근차근 이 책을 읽어가고 있다. 이런 남편마저도 기꺼이 읽고 있는 이 책의 매력은 다름 아닌 우리가 겪고 있는 '변화'를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풀어낸다는 것에 있다.
#4. 이 책의 내용은 제목에서 알 수 있다. '호명사회' 즉 서로의 이름을 불러주고 불리는 사회가 온다는 것이다. 이름이란 나라는 사람의 고유성을 뜻한다. 이전에 비해 회사, 직급, 학교, 가족 등이 나를 대표하지 못하게 되며 오롯이 나 자신으로 존재하게 되는 시대가 된다는 것이다. 기존 질서에서의 자의/타의의 선택으로 인한 결과가 아니라 하나의 시대의 흐름이 되었다는 것을 이전 작인 '시대예보: 핵개인사회'에 이어 호명사회에서 관통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5. 이 흐름은 바로 내 옆에서도, 나에게도 분명히 나타나고 있다. 최근 내 동료들은 이직이 아닌 '나 자신에게 맞는 것'을 찾겠다며 회사를 떠났다. 그리고 일찍이 회사를 떠난 동료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 본인에게 작가라는 이름을 붙이며 스스로 일을 시작하였다. 돈을 벌기 위해, 성공을 위해 사업을 시작하는 것과는 결이 다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먹고살기 위해 기존의 성공방정식과는 다른 방법을 선택하고 있다.
#6. 곧 휴직을 앞두고 있는 나, 태어나서 처음으로 사회적 자연인이 되는 것 같다. 학교, 회사 어떤 커뮤니티 등에 속하지 않는 상태. 처음에는 마냥 좋았지만 점점 다가올수록 꽤 두려워진다. 지금 나의 회사와 일을 내 삶에서 제외하면 무엇이 남을까? 나는 24시간을 무엇을 하면서 채우고 보람을 느낄 수 있을까?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 사람인가? 나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질문의 방향이 뚜렷해지는 만큼 확신은 희미해진다. 그래서 이 책이 좋은가보다. 다들 그런 고민한다고, 당장 답을 내릴 수는 없겠지만 일단 질문을 시작해야 한다고, 나의 고민은 옳은 방향이라고 응원과 격려를 보내주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