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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정성 Mar 01. 2022

철학과 굴뚝청소부를 읽고

이진경 "철학과 굴뚝청소부"

사람들이 가끔 물어 올 때가 있다. "철학 공부를 해보고 싶은데 어떤 책을 보면 되나요?" 사실 이 질문은 세상 세상 난감한 질문이다. 이 질문이 어려운 이유는 나는 질문자의 "삶의 물음"을 모르기 때문이다. 철학도 일종의 취향이 있다. 언어에 대한 고민을 통해 존재에 대해 질문하고 답하려는 사람이 있고 종교적 물음을 통해 답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 또 어떤 이는 사회학적 관점에서 답하고자 하는 사람도 있다. 나는 질문자의 성향을 모르기에 어떤 책을 권할지 아주 난감해진다. 그리고 대중 철학서들 대부분은 고대 그리스의 자연철학에서 출발한다. 다수의 사람들은 소크라테스까지도 못 가고 책을 덮어버린다. 

사실 당연한 결과다. 우리는 이미 고대 자연철학이 진술하고 있는 것들을 사실 명제 안에서 판단할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초심자들 혹은 대중 철학서는 자연철학의 명제들이 가지는 의미들을 설명해 주지도 않는다. 그러다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연애를 할 때, 지금의 부인이 물었다.


"오빠, 나도 오빠랑 같이 철학 공부 좀 해보고 싶은데 어떤 책을 보면 되나요?"


.............. 하아.........


이 일을 어쩌면 좋단 말인가? 하지만 사랑은 위대하지 않은가? 머리를 짜내고 기억을 더듬어 생각한 책이 바로 "철학과 굴뚝청소부"였다. 그리고 신촌의 한 헌책방에 놀러 가서 이 책을 선물해 주었다. 난 입문자들을 위한 책으로 이 책을 추천하는 것이 탁월한 선택이라 믿는다. 다만, 이것은 믿음이다....

아내에게 선물한 책의 첫 장엔 

00년 00월 00일 신촌에서 오빠와. 오빠의 책 선물 

이라고 적혀 있지만....

입문자용 최고의 책이고 쉽다고 믿어 의심치 않지만... 읽은 흔적이 없기 때문에 실증된 사실이 아님을 밝힌다. 그러나 진심으로 이만한 책이 없다. ㅠㅠ 강의집을 책으로 엮은 것이라서 문장이 쉽다. 그리고 일상 용어를 최대한 사용하고 있으며 설명이 친절하다.

더욱 뿅점은 고대가 아닌 근대부터 출발하여 현대에 이른다는 점이다. 철학에 관심은 있지만 도통 어려워 못 읽겠거나 아니면 뭘 읽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분이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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