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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ramita Oct 01. 2024

[망작선] 실망만 가득한 ‘조커 : 폴리 아 되’

2019년 작 '조커'는 내 인생작 중 하나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처음 조커를 보았을 때 느낀 전율과 소름을 아직도 있지 못한다. 한 번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극장에서 2번 보았고, 나중에 넷플릭스로도 1번 더 보았던 작품이다.


그런 조커였기에 10월 1일 화요일 개봉 첫날 바로 예매해 보았다. 결론부터 말하면 skt 반값 할인 혜택이었기에 망정이지 제 돈 내고 보았으면 더 분노했을 영화였다. 돈 낭비하고 싶으면 보는 것도 추천하지만 요즘 영화값 비싼데 그러지 않길 바란다.


원래 상영 중인 영화에 대한 글을 잘 작성하지 않지만 이번만큼은 너무 분노에 차서 글을 쓰지 않을 수가 없다. 조커라는 영화와 호아킨 피닉스의 아서 플렉을 사랑했었기에 더욱 화가 나서 리뷰를 쓰게 되었다.


영화에 대해서 전문적으로 알지 못해서 내가 이 영화의 깊은 뜻을 몰라주는 것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전작을 사랑했던 관객으로서 할 말은 해야 했기에, 이 영화를 볼지 말지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은 되어야겠지에 정제되지 않은 글을 막 써내려 갔다. 영화를 보지 말지는 각자의 판단에 맡긴다.


<<아래는 스포주의!!>>


1. 처음에 할리 퀸은 조커의 망상이 만들어낸 캐릭터인 줄 알았다. 왜냐고?! 너무 캐릭터가 허술해서 전작 조커의 흑인 여성처럼 조커가 상상 속에서 만들어낸 가상의 애인이 아니고서는 이해되지 않는 구석이 너무 많았다. 그런데 영화를 끝까지 보고 나면 그런 것 같지는 않다... 그냥 캐릭터의 서사, 매력이 너무 덜떨어진다.


2. 전작에서 호아킨 피닉스는 나약한 '아서 플렉'이 광기의 '조커'로 변화하는 과정을 절묘하게 연기하였다. 이번 작에서 조커는 대체 수감 2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는데 전작에서 완성된 조커라는 캐릭터의 매력을 다 잃어버렸다. 다크 나이트 히스 레저의 조커에 비견될 만한 캐릭터였던 호아킨 피닉스의 조커는 이번 작품에서는 그 매력을 잃어버렸다. 무슨 매 시리즈마다 지능이 리셋되는 한지우도 아니고.. 여러 리뷰들을 읽어보면 '조커'가 '아서 플렉' 본연의 모습을 찾게 되는 과정이라나 뭐라나 하는데... 그럼 최소한의 개연성과 설득력은 갖춰야 할 것 아닌가? 전작이 위대했던 이유는 용서받을 수 없는 죄를 지은 조커라는 캐릭터가 최소한 영화를 볼 때만큼은 관객들이 감정 이입하게 될 정도로 설득력 있는 서사를 부여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 조커는 찌질하고, 갑자기 급발진하는 머저리가 되어버렸다.


3. 뮤지컬에 대해서 말하자면... 이 영화는 완전한 뮤지컬 영화라고 하긴 뭣하지만 뭐... 뮤지컬이 생각보다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문제는 노래를 들을 때 영화에 몰입이 되지 않는다... 작 중 캐릭터들이 노래를 잘 부른다고 생각되지도 않고, 각 곡들이 영화에 어울리거나 계속 듣게 만드는 매력이 있지도 않다. 뮤지컬이 나올 때마다 졸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4. 가장 나를 화나게 만드는 점은 결말이다. 사실 결말만 아니었어도 이렇게 화가 나진 않았을 것이다. 도대체 각본가가... 감독이 무슨 생각으로 이런 결말을 만든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 살면서 영화를 보고 화가 치밀어 오른 경험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분노는 80%가 결말 때문인데 걸작이었던 전작에 대한 감명마저 팍 식게 만드는 데에서 오는 것이 아닌가 싶다. DC의 역대급 캐릭터를 이런 식으로 대접할 거였으면 이런 작품은 애초에 나오지 말았어야 했다.


5. 추가적으로... 이는 호불호가 갈리는 지점일 것인데, 이 영화는 의식의 흐름대로 극을 진행하는 듯하다. 아서의 망상이라고도 볼 수 있는 뮤지컬 부분은 그렇다 치더라도 망상이 아닌 실제 현실로 봐도 무방한 사건들마저 지나치게 우연에 기대거나 개연성 없이 전개되는 부분이 많다. 첨언하자면 나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도 너무 재미있게 본 사람이다. 이 작품도 의식의 흐름처럼 전개되지만 그 또한 철저한 계획적 구성의 일부였다. 그런데 이 영화는 그냥 각본의 퀄리티가 떨어져서 그런 것이 아닐까 심히 의심스럽다.


여하튼 너무 실망스러운 영화였다. 오늘 밤은 제대로 잠조차 자지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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