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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귱귱 Feb 03. 2024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집을 샀다.

읭?


설명만 들어보라고 보낸 신랑이 계약금을 걸었고 집에 가는중이니 집에서 이야기하자고 전화가 왔다. 나는 말문이 턱 막혔다. '아니 지금 제정신인가. 아직 전세계약도 반년이 남았고, 돈이 어딨어서???'


신랑은 곧 집에 왔다. 모델하우스를 봤는데 집이 너무 마음에 들었단다. 집에 펜트리룸(18년 당시에 처음 보았다)이 너무 마음에 들었고, 펜트리..펜트리.. 이야기하는거보니 펜트리룸이 어지간히 마음에 들었나보다.


내가 원하는 필로티 2층집이 두개 남아있었는데 그 중에 하나를 계약하고 왔다는 신랑 목소리가 한껏 들떠있었다. 보통은 부부가 같이와서 집을 보는데, 신랑 혼자갔더니 직원분께서 사모님도 보셔야하니 가계약금 백만원을 걸고, 사모님이 보시고 마음에 안들어하면 계약금 돌려주겠다고 약속을 했단다. 그러니 보러가자고.


"아니, 마음에 들었다 치자. 그럼 돈은 어떻게 해?"

그것도 가면 설명을 다시 해줄것이니 가서 보잔다. 주말 내내 보챘다.



신랑 성화에 12월 31일 한달 된 아기를 꽁꽁 싸매고 집을 보러 가게 되었다...

첫째 태어나서는 100일까지는 병원가는것 빼곤 외출을 안했었는데,  둘째는 한달도 안되서 장거리 이동한것도 미안한데 집보러 나가야하다니... 나의 마음은 짠하고, 미안하고, 화가났다. (게다가 첫째는 여름생, 둘째는 겨울생. 감기라도 걸리면 싸움이다라고 속으로 생각하며 따라갔다)


그렇게 가게 된 모델하우스는 하하하...마음에 들었다(아니 모델하우스 마음에 안드는사람 있나요. 이쁘게 꾸며놨으니 당연히 마음에 들 수 밖에...)신랑이 말한대로 구조가 너무 잘 빠졌다. 죽은 공간없이 말그대로 완벽하다. 지금도 생각한다. 구조가 너무 완벽하다고.


거실, 안방+멀티룸공간+드레스룸+화장실, 작은방2개,  화장실, 펜트리룸, 넉넉한 부엌과 세탁실.



아파트 조건으로 구조와 필로티2층 OK.

아파트 위치는 면이었다.

그래서 신축아파트 임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저렴하다.

면이지만 읍보다는 시내와 가까워 차타고 10분이면 시내에 갈 수 있단다.

면이지만 새로 발전하는 동네에 다섯번째로 생기는 아파트였기에 상가들도 많이 들어와있다.

새로 생긴 초등학교가 동네 가운데 있어서 걸어서 통학하기 좋다.



자, 집은 마음에 든다. 그런데 이제 돈은 어떻게 할 것인가.


집을 둘러보고 나오니 이사님이라 불리는 여자분이 상담자리로 우리를 안내했다. 다른 나이있으 여사님들은 둘째를 안아 봐주시고, 첫째는 이쁜 누나들?이랑 놀고있었다. 우리 부부가 상담할수있게.



상담내용은 이거였다. 계약금만 내고, 중도금 70%는 대출, 나머지 금액은 건설사에서 무이자 잔금유예를 3년 해준다는 조건이었다.  그래서 지금 당장은 계약금 이천몇백만원을 내면 집을 살 수 있는 것이었다.


'계약금은 모은 돈으로 낼 수 있고, 3년동안 잔금 오천 넘는 돈을 모을 수 있을까' 싶었지만.  신랑도 나도 뭐에 홀린것마냥 계약서를 쓰고, 가계약금 100만원을 뺀 나머지 계약금을 보냈다. 지금도 기억한다. 18년 12월 31일, 마지막날에 우리는 집을 계약했다.


그러고 다 같이 집으로 돌아는길에 새로운 동네에 들렸다. 차를 타고 스치듯 지나가며 우리가 계약한 아파트를 보았다. 그 당시 차 안에서 우리 부부의 마음은 집을 산다는 설렘과,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공존해있었다.



갑자기 집이 생겼어. 우리 괜찮은거겠지?




p.s 이렇게 집 사시면 안되요. 더 따져봤어야 해요.저희 부부는 많이 후회중이랍니다.  앞으로 환장할 일이 현재진행형이거든요 하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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