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방향성을 찾아서

思惟: 건강하게, 충만하게, 열정적으로

by A Valley Engineer

미국으로 건너온 많은 한국 사람들이 “여기서 계속 살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마음 한켠에 안고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가끔 그런 생각이 문득 떠오르고, 친구들을 만나면 “너는 계속 있을 거야?”라고 물으며 서로의 마음을 떠보기도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 내 삶이 걱정에 끌려가고 있는 건 아닐까? 곰곰이 고민해보니, 제 삶의 깊숙한 코어, 다시 말해 제가 나아가고 싶은 방향과 원칙이 근심과 걱정에 가려 흐릿해져 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이르렀습니다.


어쩌면 무겁고 어려운 질문일지도 모릅니다. 어떻게 살아야 나답고 후회 없이 살 수 있을지에 대한 물음이니까요. 저 역시 그 답이 여러 번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저에게는 비교적 분명한 세가지 방향이 있습니다: “건강하게, 충만하게, 열정적으로.”


먼저 “건강하게”를 가장 앞에 둔 이유는 건강을 제 삶의 1순위 가치로 두기로 결심했기 때문입니다. 커리어와 인간관계, 돈 등 다른 무엇과도 타협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건강은 육체적 건강과 정신적 건강을 모두 포함합니다. 거창하게 바디 프로필을 찍을 몸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밤에 근심 없이 잠들고 아침에 하루가 기대되는 마음으로 일어날 수 있는 상태, 그리고 제가 꿈꾸는 일을 해낼 수 있는 에너지를 유지하는 것, 그 정도의 건강을 꾸준히 지켜가고 싶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매일 가장 중요한 일에 에너지를 먼저 쏟기 위해 아침 운동을 하며 삶의 중요한 한 축을 돌보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하루를 더 피곤하게 만드는 것 같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오히려 하루를 더 생생하게 살아간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하루를 마무리할 때 느껴지는 만족감이 참 좋았습니다.


두 번째는 “충만하게”입니다. 이 말은 다소 추상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저는 이를 “제가 좋아하는 것을 할 때 느껴지는 긍정적인 감정”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삶을 조금 더 다채롭고 단단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이런 감정을 꾸준히 느낄 수 있는 자신만의 취향과 방법을 가꾸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때로는 나만의 취미를 깊이 있게 만들어가는 과정이 그 방법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저는 이 충만함이 행복과 밀접하게 닿아 있으면서도, 동시에 저만의 색을 만들어가는 감정이라고 느낍니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즐겨하는지를 알아가는 과정 속에서 저는 조금씩 더 고유한 사람이 되어간다고 생각합니다. 대학 시절에는 친구들에 둘러 쌓여 바쁘게 지내며 제 취향을 깊이 들여다볼 여유가 많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무엇을 할 때 즐거운지, 언제 시간이 빠르게 흐르는지 스스로에게 자주 묻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저에게 최근에는 자연 속에서 조용히 보내는 시간, 분위기 좋은 공간에서 생각을 정리하는 순간, 운동으로 머릿속을 비우며 땀을 흘리는 시간들입니다. 이런 순간들이 모여 저를 조금 더 충만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은 “열정적으로”입니다. 삶에는 다양한 열정이 있고, 각자의 삶의 단계에 따라 그 대상은 달라질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의 저에게는 많은 시간을 일로 보내서 그런지 커리어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언젠가 가족이 생긴다면 그 중심이 가족과 육아로 옮겨갈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몰입 속에서 얻는 성취감이 충만함과는 또 다른 방식으로 삶에 깊은 기쁨과 동력을 준다고 느낍니다. 어떤 문제에 몇 시간이고 몰두해 해결해냈을 때, 몇 달의 시간이 쌓여 눈에 보이는 성장을 이뤄냈을 때, 혹은 스스로 하는 일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는 순간마다 제 안에 열정이 살아 있음을 체감합니다. 그리고 그런 순간들이 반복될수록 자존감과 자신감도 함께 자라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삶에는 다양한 변화가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열정을 쏟는 대상은 달라질 수 있겠지만, 어떤 형태로든 이 마음을 계속 이어갈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삶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요즘은 이 세 가지 방향을 붙들고 하루하루에 집중하며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더 건강하게, 더 충만하게, 더 열정적으로. 걱정에 이끌리기보다 제가 원하는 삶의 방향에 마음을 두고 보낸 하루가 차곡차곡 쌓이다 보면, 언젠가는 제가 바라는 모습에 조금 더 가까워져 있지 않을까 믿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하루 하루를 어떤 생각과 마음 가짐을 가지고 보내고 있나요?


KakaoTalk_20260301_183642772.jpg 미국에서 가장 멋지고 웅장했던 하이킹: 브라이스 캐니언 국립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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