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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초연 Sep 03. 2023

외롭다가 아니라, 고요했다.

아오마메의 1인 가구 삶

 푹잤다. 어제 새벽 한 시쯤 잠들었다 해도, 9시간은 수면을 취했을 거다. 일어나 9시 정각에 가기로 마음먹었던 헬스장을 공복 상태로 향했다. 스트레칭으로 뭉친 근육들을 풀어준 뒤, 케틀벨로 전신을 다져 땀을 좀 내준 다음, 천국의 계단을 올랐다. 높은 Bpm에 맞춰 흘러내리는 땀들을 찬물로 씻어내고서는, 근처 동네 빵집에 들러 샌드위치와 아메리카노를 포장하곤 했다. 첫 끼니를 애니메이션으로 즐기고 나니, 2-3시가 되었던가. 햄릿을 펼쳐 반 정도 읽다가 잠에 들었다. 그럼에도 여름이었다. 6시임에도 여전히 대낮의 밝기였다. 창문을 좀 열어두고, 자연광을 빌려 햄릿을 읽었다.


 이렇게 하루는 내가 즉흥적으로 하고픈 일들로 가득 채워졌다. 누군가를 만나는 것보다, 애니메이션과 책으로 나의 동심을 지켜낼 수 있다. 나의 세상에 대한 침범과 비판이 없어, 고요했다. 고요와 외로움은 같은 감정에 대한 그날의 전반적인 일과 요소들로 결정되는 걸까. 외롭다가 아니라, 고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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