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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사나 May 05. 2023

29살 사랑니를 뽑고 나서

끄적끄적 일상이야기

갑자기 왼쪽 어금니에 통증이 느껴지고 씹기가 불편해졌다. 노트북을 켜고 무언가를 할 때, 양치질을 할 때, 청소를 할 때 모든 일상에 지장을 주었다. 신경이 쓰이고 슬슬 두통이 올라왔다.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바로 예약도 하지 않고 사랑니를 뽑으로 갔다. 29살이 되어서야 뽑았다. 미루고 미루다가 이제서야 뽑다니...


만 19세 ~ 만 25세 쯤에 뽑으면 가장 좋다는 데 뭐 뽑았으니 됐다고 생각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원래는 마케팅 업무를 해야하지만 대표님이 그냥 돌려보내주셨다.


집에 오니 피가 철철흐르기 시작했고, 볼이 붓기 시작했다. 갑자기 어지러웠다. 왼쪽 잇몸에 피가 계속 뭉치고 뭉쳐 핏덩이가 생겼다. 젤리같았는데 기괴했다. 잔인한 영화를 잘 못보는 나에게는 충격적이었다. 그리고 어지러움이 시작되었다. 사실 전날 밤을 아예새고 사랑니를 뽑으러 갔다. 그래서인지 더 빈혈기가 느껴졌다.


하루종일 자고 일어나는 밤 9시쯤이었다. 못한 것들을 하고 청소도 했다. 밥을 제대로 안 먹었더니 배고팠다. 냉장고에서 요거트를 꺼내먹었다. 요거트 쿠팡에서 12개 시켰는데 쟁여두기 잘했다. 유튜브, 네이버 지식인, 구글에 '사랑니 아플 때'를 검색했다.


그냥 시간이 약이다. 그리고 타이레놀 2알을 허겁지겁 집어삼키고 다시 잠에 들었다. 그러다 깨고 다시 잠들고. 불규칙적인 수면패턴이 생겼다. 미라클 모닝을 때려친지는 오래다. 하지만 운동은 꾸준히 해야하는데 운동도 최근에 안했다.


사랑니는 한창 이성에 호기심이 생기는 성인일 때 생겨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또한, 이별 후에 느끼는 고통이 어금니 통증과 비슷하다고 한다. 사랑니 = 이성에 대한 호기심, 사랑에 대한 이별


솔직히 말해서 사랑니 뽑은게 훨~씬 아프다. 이제 남은 오른쪽 어금니도 빼야한다니....사랑니와 이별하고 싶다.


#일상 #에세이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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