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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터 온실 Dec 20. 2024

어떤 태도로 살아야 하는가

호두 샌드위치의 비유


 당신이 길을 가는데 누군가가 호두 샌드위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다면 당신은 무시하고 지나갈 것이다.


 어이없는 예지만, 이와 같은 일은 우리 삶 도처에서 일어난다. 그리고 때때로 우리는 아무 의미 없는 이 호두 샌드위치와 같은 물음에 답하느라 길을 갈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한다.


 이 물음은 교묘한 형태로 다양하게 다가온다. 뉴스 기사, 커뮤니티의 글, 게임에서 접하는 상대방의 언행, 옆집 이웃의 행동, 정치인의 발언 등 다양한 모습이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낙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동성애는요? 대한민국에는 남녀 차별이 존재하나요? 성매매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빈부격차는 어떤가요?


 이 외에도 다양한 물음이 있겠지만 그렇다. 사람들은 위와 같은 주제에 몰입한다. 실제로 자신이 지향하는 바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자극적인 주제들은 언제고 당신의 주의를 끌어들인다. 그 주제들에 몰두하다 보면 시간이 참 잘 간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러한 사회적 문제에 대해 관심을 끄고 살아야 할까? 대부분 그렇다. 하지만 우리가 모든 관심을 끌 필요는 없다. 나에게 필요하고 내 길이라고 생각하는 문제에는 관심을 주고 의견을 정립해야 한다. 호불호가 존재해야 한다. 하지만 그것에 과도하게 몰두하거나 중요성을 부여할 필요는 없다. 그저 특정 문제에 대한 자신만의 줏대 있는 시각과 그것을 행할 수 있는 행동력, 그리고 결과가 어떻게 되든 겸허히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가령 미혼모 문제에 대해 돕고 싶은 마음이 있고 관련 법안이 제정되기를 바랄 수 있다. 하지만 법안 제정을 촉구한다고 생업까지 내려놓고 정당에 시위를 하거나 법안이 통과되지 않았다고 아쉬워하는 것을 넘어서 화내며 화를 특정 대상에게 표출하며 주변 사람들에게 동조를 강요하는 태도는 개인을 피폐하게 만들 따름이다.


 어떤 문제에 대해 관심이 간다면 그것이 내가 결정할 문제인지 알아보자. 대부분은 호두 샌드위치처럼 쓸데없는 문제가 많다. 그래도 그것이 정녕 내가 일생동안 다룰 문제라면, 분명한 선호도를 가지고 나아가되 집착은 말자. 내 길이라면 의도대로 이루어질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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