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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빛 Dec 22. 2022

부부 사이에서도 밀당이 필요할까?

결혼이 연애의 끝은 아니지만

밀당(밀고 당기기): 보통 썸이나 연애 초기 때 많이 쓰는 방법으로 너무 좋아하는 티를 내지 않고, 상대를 안달 나게 하는 기술로 쓰인다. 연락을 너무 자주 하지 않거나 애정표현을 너무 대놓고 하지 않거나, 만남을 너무 빈번하게 하지 않거나 등등 그 방법들은 다양하다. 대신 완전한 거절이 아니기에 충분히 당겨 주기도 한다. 하지만 지나친 밀당은 상대방에게 불만이나 애정결핍을 일으킬 수도 있다. 즉, 충분한 사랑을 느끼지 못해 신뢰를 가지지 못하고 지쳐 떠나기도 한다.

연애 때의 밀당 예시

A : 혹시 이번 주말에 만날래?
B : 미안해, 나 이번 주말에 어디 가서 좀 바쁜데..
A : 아.. 그래? ( 서운함 표현 )
B : 대신 일요일 저녁에는 시간 좀 나서 그때 만나서 저녁 같이 먹을까? 내가 맛있는 데 데려갈게!
(완전한 거절 대신 상대방을 만나기 위한 의사 표현을 하며 조율)



'연애'하면 생각나는 건 많지만 그중에 하나는 '밀당(밀고 당기기)'이다.


결혼이 연애의 끝은 아니지만, 부부가 되면 일명 '이미 잡은 고기'로 치며 변하는 사람들이 다. 상대방을 위해 노력하지 않고 고집만 부리거나, 이야기를 잘 들어주지 않고 함부로 대하거나 너무 집착하며 상대방을 다 컨트롤하려는 등 그러한 모습에 결국 상대방이 지쳐 영영 떠나버리기도 한다. 그런데 부부 사이에서도 밀당이 필요할까?


이 질문에 대해서는 '중요하다, 쓸모없다' 등 무수한 의견이 있지만 사실 정답이 정해지진 않았다. 다만 서로를 위한 양방향의 노력은 반드시 필요했다.


우리는 결혼 전, 왕복 3시간의 거리와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집순이인 나, 그리고 각자 자기 계발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우리의 상황과 가치관을 고려해 자연스레 1~2주일에 1번씩 만나게 되었다. 그러면서 인위적인 밀당이 아닌 자연스러운 밀당이 만들어졌다.


특히 연애 초기 때 남편은 자격증 시험을 준비했을 때라, 오히려 내가 데이트를 미룰 때가 많았다. 그 때문에 잠시동안은 2~3주에 1번씩 만남을 지속했다.


"그냥 만나도 되는데~"

괜찮다고 하는 남편(그 당시 남자친구)에게 나는 대답했다.


"아냐. 자격증 시험 얼마 안 남았는데, 다음 주에 만나면 되지!ㅎㅎ"

하지만 마냥 데이트를 미루는 게 좋은 방법은 아니었다. 데이트의 텀이 길어도 괜찮았던 나와 달리 자주 만나서 놀며 여러 추억을 만들고 싶었던 남편이었기에, 연락과 데이트 횟수 그리고 만남에 있어서 적당한 조율이 필요했다. 사실 처음에는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는 남편을 응원해주고 기다려주는 내게 고마워하던 남편이었는데, 만나는 텀이 점점 길어지자 아쉽고 싫었다고 한다.


"그럼 우리 만나서 카페에서 같이 공부데이트 할까? 공부 다하고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


이렇게 우리는 서로의 상황과 가치관을 존중하되, 적당한 만남과 횟수를 함께 밀고 당기며 맞춰 나아갔다. 그렇게 연애를 하고 결혼을 했다. 결혼을 하고서도 각자 보내는 시간이 있었다. 남편의 회사 일이나 친구들과의 일정, 사업을 준비하는 등 나와 함께 하지 않는 일정들이 여전히 많았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 일정과 내 친구들과의 시간 그리고 이렇게 글을 쓰거나 따로 친정에 가는 등의 혼자 보내는 시간들이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한 집에서 같이 살고 있는 한 가정이지만, 결국 부부도 두 사람이기에 서로의 시간을 존중해 주기로 했다. 그리고 함께 보내는 시간과 따로 보내는 시간을 함께 밀고 당기며 조율해 갔다.





"이번주 주말에 뭐 해~?"

내 질문에 남편이 답했다.


"나 아직 아무것도 없는데, 자기는?"

나도 뭐 아직까진 일정이 없었지만, 고민되는 일정을 말했다.


"나 이번에 엄마, 아빠 보러 친정에 좀 다녀올까 해! 자기도 심심하면 같이 가도 되고, 다른 할 거 있으면 나 혼자 가도 돼~"


연애 때와의 밀당이랑은 좀 뜻이 다를지 몰라도, 우리한테는 서로의 시간을 존중하되 대신 함께 보내는 시간도 소중하기에 서로 서운하거나 지치지 않게 각자의 시간과 일정을 조율하는 밀고 당기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그 대신, 뭐든 항상 함께 보낼 수는 없기에 때로는 남편의 친구와 만나는 약속을 거절하거나 미루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남편에게도 공평하게 대했다. 남편이 피곤하거나 일정이 많으면 내가 친정이나 친구들을 만나러 갈 때 같이 가지 않을 수 있는 자유를 주었다. 같이 가는 것을 강요하거나 억지로 함께하지 않았다. 대신 항상 그럴 수는 없기에, 중요한 날에는 빠지지 않고 개인의 일정과 컨디션을 조절해 함께 참여했다.


그런데 남편의 가족, 친구, 지인들 얼마나 자주 보아야 하는 걸까?

사실 아직까지도 이 문제는 내게 어려운 고민이다. 여기에 정답은 없기에 이것도 남편과 대화하며 맞춰나가기로 했다. ( 이에 대한 내용은 다음 글에 이어집니다. )



[우리 부부의 밀고 당기기 조율]


1. 서로의 개인일정을 충분히 존중해주고 기다려 주자

2. 대신 함께하는 시간도 소중하고 중요하기에 꼭 함께 하고 싶은 날은 각자의 시간과 일정을 조율하자

3. 다른 사람들보다 상대방(배우자)을 가장 우선시하자

4. 개인의 일정도 상대방에게 미리 공유해 주자

5. 일정에 함께 참여할 수 없을 때도 상대방을 이해해 주자. 대신 함께하지 않음이 너무 과하게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하자

6. 상대방과의 시간을 더 보내고 싶을 때 혹은 같이 하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껴질 때는 바로바로 말하며 오해와 서운함이 깊어지지 않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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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사이 조율 일화는 <돈 관리, 시간조율, 시댁, 친정, 친구, 육아, 애정표현 등> 꾸준히 업로드될 예정입니다.


*사진출처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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