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유럽여행을 갈 때 가장 많이 들었던 말 중 하나가 '유럽은 물을 비싸게 사 먹어야 한다'는 말과 '화장실이 유료'라는 말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한국에서 미리 수분 보충을 많이 하고 비행기를 탔었다.그런데 막상 비행기를 타니 무료로 물을 줘서 딱히 목마름은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경유지에서 다음 비행기를 기다릴 때 목이 말랐고, 공항 내에 있는 마트에 가니 라임 모양이 그려진 물 750ml가 4 유로.. 한화로 약 5,400원 정도였다.
"아니, 이 물은 특별한 물인가..?"
우리는 당황했지만, 이미 유럽 물가가 비싸다는 말을 들었기에 그리고 공항 내에서는 더 비싸게 받을 수 있기에 그냥 지출을 진행했다.
프랑스 길 가다가 한 컷
그런데 막상 파리에 도착해보니, 같이 동행하는 패키지 버스기사 선생님이 물을 판매하는 시스템이었다. 아이스박스에 담긴 시원한 물 500ml 1통이 단 돈 1유로 (한화 약 1,400원). 한국보단 비싸지만 하루 2~3통씩 물을 마셔도 부담 없는 금액이었다. 가이드 선생님 말로는 버스기사 선생님들이 파는 금액이 가장 저렴할 거라 하셨고, 실제로도 물 500ml를 1유로 미만으로 접할 순 없었다. 식당에서도 1유로 혹은 2유로였고, 문화재 근처 길거리에서도 1유로~2유로로 흔하게 구할 수 있었다.
사실 물보다 더 신경 쓰였던 건 '화장실'이었다.
패키지가 좋았던 점 중의 하나는 바로 이런 화장실에 대한 걱정을 미리 알고 해결책을 준비해준다는 점이다. 우리의 일정은 중간중간 무료 화장실을 쓸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었고, 식당 내에서나 박물관 같은 관광지 내에서도 화장실이 무료였다. 또한 중간에 음료, 젤라또를 사 먹을 때도 무료로 가게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었다.
다만, 길을 걷다 갑자기 급히 화장실을 가야 할 때는 근처 카페에서 아무 음료를 구매한 후 이용하거나, 가게의 규정에 맞는 돈을 지불하면 된다. 보통 화장실 이용 가격은 1유로정도로 큰 부담은 없었다. 하지만 거의 3시간에 한 번씩은 무료 화장실에 갈 기회가 넘쳤기에 10일간의 여행 중에 화장실로 돈을 쓰는 일은 한 번도 없었다.
특히 단체생활이다 보니 피해를 주기 싫어 화장실에 갈 기회가 있다면 굳이 신호가 오지 않아도 의무적으로 들렸다. 귀찮더라도 그렇게 한 이유는 실제로 단체생활 중 1명의 화장실 요청에 20명의 걸음이 멈췄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정된 시간으로 진행되는 일정에 이러한 멈춤이 반복되면 결국 일정 중 몇 가지는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가령 자유시간이 줄어든다든가, 관광지 1개는 못 갈 수도 있다.)
패키지여행은 중간에 자유시간이 있어도 결국 하나의 무리(하나의 팀)로 돌아와야 한다. 2인 3각 경기에서도 한쪽 발이 아무리 빨라도 다른 쪽 발이 따라와 주지 못하면 결국 넘어지듯이, 보폭을 맞춰 함께 달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