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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잊었어도 '약속'을 지키신 신의 침묵

by 이해하나

어릴 적 두려움이 몰려올 때마다 나는 기도했다.
하나님께 한 것인지, 부처님께 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신께서 나를 지켜주시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었다.


언제부터인가 두려움은 사라졌고,
그 기도마저도 기억 속에서 잊혔다.


어제 할아버지와 할머니 산소를 벌초하며
그 오래된 기도가 떠올랐다.

예초기의 소음 속에서, 정리된 풀 사이에서
어린 날의 간절함이 되살아났다.


신께 기도하며 하겠다고 약속했던 일,
내가 잊고 살았던 그 약속이 다시 기억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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