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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타카 Oct 16. 2024

해외원조 Debt Swap을 아시나요?

Debt Swap. 이 용어와 비슷한  경제용어가 있다.  부채상환(debt-equity swap)이다. 쉽게 풀어쓰자면, 부채가 많은 회사를 살리기 위해 부채를 그 회사의 주식으로 바꾸는 것이다.  그러니까 회사가 망해 빚을 못 받을 바에야, 차라리 그 회사 일부를 가져가겠다는 나름 합리적인 방식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면 ODA debt swap은 뭘까? 시작은 비슷하다. 우리 돈을 많이 빌려간 나라가 계속 엉망이 되어 오히려 매년 부채가 늘어가게 되는 상황이 전제다.   이런 나라는 그나마 돈을 벌어도 늘어가는 부채에서 나오는 이자갑기도 버겁다. 그러다 이 나라가 '배 째!' 하면.  돈을 빌려준 우리는 완전 넋 나간다.


이는 우리뿐 아니라 돈 좀 있는 나라에게 공통된 고민거리인 모양이다. 그래서 이런 상황을 같이 해결해 보자고 만든 게 파리클럽이다. 우리나라는 이 파리클럽의 회원인데 멤버가 22개 나라란다. 그러니까 돈을 꿔준 나라도 많고 불량 부채 국가도 상당하다는 의미다.


다시 배 째기 일보직전인 나라로 돌아가자. 우리나라가 이 나라에서 꿔준 돈을 받아낼 확률은 얼마나 될까. 이자라도 제때 내면 '땡큐 소우 머치'겠다.


이때 ODA Debt swap 이란 용어가 등장한다. 그 나라의 일부를 우리가 가지고 그 만한 부채를 없애주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우리가 10만 달러를 원조해 줄생각인데요. 당신들 굶는 사람들을 지원하세요. 그런데 그 돈은 우리가 꿔준 돈으로 합시다.'


일견 하기에 정말 어이가 없는 방식이다. 받기 힘드니 빚을 억지로 탕감해 주자는 말인가?


그런데 이것도 생각해 봐야 한다. 우리나라는 가난한 나라를 도와주겠다고 전 세계에 대고 약속한 DAC 회원국이다. 문제는 그 도와주자는 금액이 전체 국민생산의 몇% 까지 하자고 목표를 정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잘 사는 사람끼리 모여, 우리 가난한 사람을 위해 매년 재산의 얼마씩 내눕시다 약속한 것이다. 약속을 했으니, 안 지키는 건 체면의 문제다. 없는 사람도 아니고 있는 사람인데.  국제사회도 다를 바 없다. 체면이란 말대신, 국격이란 말을 사용하는 게 다르다면 다를까.


그런데, 원조해 주는 돈은 어디서 나오나? 국민의 호주머니에서 나오는 게 아닌가. 여기서 머리를 한번 굴려봐야 한다. 어차피 돈 받기 어려운 나라, 아마도 글렀겠지? 싶은 나라. 이런 나라에다 빚을 원조로 퉁치면 어떨까.  그다음은 세계에 대고 약속한 원조기준을 달성했다며 선포하면 된다. 대한민국은 국격 있는 부자 나라인 것이다.  


게다가 이 방식은 빌려준 돈을 못 받는다고. 똥 멍청이 정부 아냐? 하는 여론도 피해 갈 여지도 있다. 어차피 받기 그른 돈, 전 세계에 대놓고 약속한 해외원조 자금을 불량 부채와 맞바꾼 셈이니 말이다. 못 받을 해외부채는 어차피 매몰비용이다.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국민들에게 세금을 더 받을 것도 없다.


부자나라는 격에 맞추어 챙길 일이 많다. 그러니 돈을 잘 쓰는 일에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 그만큼 전에 없던 고민이 생겼다


참으로 별별 해외원조가 다있다.


* 파리클럽에서 제시한 debt-swap을 링크시킨다. 우리나라도 이 debt-swap을 동의한 나라다.

https://clubdeparis.org/en/communications/page/debt-sw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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