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릴 때 배가 자주 아팠다.
조금만 먹어도 체한 듯 소화가 안됐다.
그때마다 외할미가 까슬까슬한 손으로 배를 어루만져줬다.
"할미손은 약손~ 할미손은 약손~"
할미손이 진짜 효과가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그냥 아프면 겁이 났는데 할미의 따뜻한 손이 나를 진정시켜줬던 것 같기도 하다.
20년이 지난 지금도 나는 배가 아프면 혼자서 내 배를 쓰다듬는다.
정말 효과가 있어서 그런지, 그때의 기억이 그리워서인지 모르겠다.
그러다보면 잊고있던 할미손이 생각난다.
거칠었지만 따뜻했던, 자기 전에 꼭 잡고 잤던 할미손이 생각난다.
사랑이 별게 있을까, 티비에 나오는 거창한 게 정말 사랑일까?
사랑하는 이가 아플때 옆에서 따뜻한 손으로 배를 쓰다듬어 주는 게 사랑이 아닐까?
할미는 내 옆에 없지만 할미의 손은 내게 남겨준 할미의 사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