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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주 소년 Sep 24. 2024

호주 미술관에서 칼 마르크스를 만나다

초콜릿에서 팔레트로, 줄리안 어산지 속에 떠오르는 자유

NSW 아트갤러리 아치볼드 초상화 전시중

이 글은 한국어와 영어가 함께 합니다.



호주 미술관에서 칼 마르크스를 만나다

초콜릿에서 팔레트로, 어산지 속에 떠오르는 자유



어느 일요일 아침, Botanical Garden을 따라 걸었고, 활기찬 나뭇가지들이 노래하는 새들을 위해 오케스트라를 연주하고 있었다. 에덴동산에 어울릴 만한  길은, 내 앞에 우뚝 선 호주의 근사한 판테온, 뉴사우스웨일스(NSW) 아트 갤러리로 이어졌다. 갤러리 아래에서 바라보는 건축미가 두드러졌다. 사암 기둥과 올라가는 계단은 지난 세기들의 주목할 만한 예술가들과 함께 한다. 시원한 바람과 민트 향이 나를 맞아주며 미술관 안으로 들어섰다.



뉴사우스웨일스 미술관은 미드가르드의 발할라 (북유럽 신화 속 용맹한 전사들의 영광의 장소로 화려함으로 가득 차 있는 궁전)와 같았다. 어디를 가든지, 매혹적인 것들이 뒤따랐다. 특히, 호주의 가장 권위있는 초상화 대회인 아치볼드(Archibald)는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독창적이고 뛰어난 작품들이었다. 56개의 그림들 사이에서, 논란이 많은 상징주의자의 머리 모양을 한 열기구가  나를 향해 번쩍였다. '반짝이는 상징주의자 초상화 속에서 반영된 줄리안 어산지'는 나를  이상한 만남 속으로 끌어들여 깊은 생각에 잠기게 했다.


쇼운 글레드웰의 반짝이는 상징주의자 초상화 속에서 반영된 줄리안 어산지


톰 크루즈는 데이터베이스를 침투하고, 경비원을 속이며, 줄에 매달려 기밀 계획을 훔치는 데 특화되었다. 그러나 줄리안 어산지는 이 모든 것을 원격으로 수행할 수 있었다. 이 전에, 그는 성공한 작가였지만,  그의 재능은 해킹 세계로 발을 들이게 다. 어린 나이에 미 국방부와 NASA의 제한된 파일을 해독했다. 그는 진심으로 모든 사람이 진실을 알아야 한다는 신념이 있었다. 그리고 주요 거짓정보를 무너뜨리는데 집중했다. 2006년에 해킹과 불법 문서 게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후, 그는 부패한 정부를 폭로하는데 기여하는 위키리크스(WikiLeaks)를 창설했다. 그의 큰 성과는 ‘Collateral Murder’라는 영상을 게시하면서 찾아왔다. 이 영상은 아파치 헬리콥터에 의해 8명의 무고한 민간인이 살해되는 장면을 담고 있어 충격과 혐오를 자아냈고, 특히 미국은 이로 인해 정부의 권위를 의심하게 되었다. 어산지는 12년 2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고, 호주 화가인 쇼운 글래드웰이 그의 초상화 작업을 위해 면회할 때까지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는 어산지의 불행의 끝의 시작이었다.



어산지가 감옥에 있는 동안, 외부에선 그의 체포와 관련된 언론 전쟁이 벌어졌다. 유명한 호주 화가인 쇼운 글래드웰은 어산지를 추앙하며, 아치볼드 대회에  그를  그리기로 결심했다. 이 대회는 규칙이 있었는데, 화가는 모델과 실제로 만나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감옥에서는 그림 도구를 포함한 모든 물품이 압수품목이다.  그림 그릴 기회가 사라질 뻔했을 때, 쇼운 글래드웰의 머릿속에는 번쩍이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소액의 돈은 허용된다는 것이었다. 그는 감옥 매점에서 초콜릿을 샀다. 잔돈 5파운드와 킨더 부에노 초콜릿을 분필처럼 사용해 어산지의 초안을 그렸다. 글래드웰은 손으로 초콜릿을 녹여서 지폐에 초콜릿을 문지른 후 교도관 5명의 눈을 피해 반출해 낼 수 있었다. (이것에 놀란 나는 킨더 부에노로 비명 지르는 내 동생을 그려보려고 시도했다.) 지폐에서 캔버스로 옮겨진 이 초상화의 철저한 분석은 매우 흥미로웠다.


쇼운 글레드웰의 영감을 받아 나도 초콜릿 드로잉을 시도해보았다. 킨더 부에노로 그려 본 내 동생(왼쪽). 내 동생은 헬리콥터(오른쪽)를 그렸다.

'반짝이는 상징주의자 초상화 속에서 반영된 줄리안 어산지'를 캔버스 너머로 다시 보았을 때, 그것이 단순히 풍선 그 이상이라는 것을 알았다. 평화, 살인, 그리고 조화가 이 작품을 구성하고 있었다. 장미를 입에 물고 있는 두 마리의 비둘기가 평화를 상징한다. 살인은 'Collateral Murder'의 아파치 헬기가 그림 속에 쏘는 총격으로 표현되어 있다. 조화는 흰옷을 입은 인간 합창단이 열기구를 꼬는 모습으로 전달된다. 이 열기구 자체가 어산지의 머리이며 그의 입은 성조기로 막혀 있는 모습이 비상하다. 어산지의 왼쪽 뺨에는 5파운드 지폐가 붙어 있다. 미국 국기를 떠올리게 하는 탁한 노란색 별들이 그림 곳곳에 흩어져 있다. 열기구의 조종석에는 쇼운 글래드웰이 앉아 하늘 위로 비행하고 있으며, 바구니에는 '7'이라는 숫자가 새겨져 있다. 미국의 에콰도르 감옥에서 진실을 말한 가로 7년 동안의 형벌을 상징하는 숫자였다. 가장 흥미로운 특징이 아직 남아있다.  모든 것을 가리는 그림자 속에서 전설적인 방랑자(bush ranger), 네드 켈리(호주의 유명한 범죄자로 한국의 임꺽정과 비슷한 반항적인 시민의 영웅)의 상징적인 헬멧이 재현된다.



이 시대의 프랑스혁명과 동일시되는 줄리안 어산지는 세상의 숨겨진 진리와 그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모든 걸 걸었다. 줄리안 어산지의 초상화가 이를 잘 말해 주고 있다. 그가 이룬 자유는 이제 열기구처럼 하늘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는 어산지에 대해 알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12년 후, 그는 더 이상 죄수가 아닌, 다시 한번 진실의 사람이 되어있다: 어산지와 같은 사람들이 널리 퍼져 있기를.






Meeting Karl Marx at the Art Gallery of NSW,  Australia
From Chocolate to Palette, Freedom Floats in Assange



One Sunday morning, I traversed along the Botanical Garden, the lively branches catering for an orchestra of singing birds. The road was fit for Eden, leading to the great Pantheon of Australia, towering before me: the Art Gallery of NSW. Shadowed by the gallery, its architectural beauty was conspicuous. Sandstone pillars and an ascending staircase were accompanied by the many notable artists of the past centuries. Cold wind and a mint scent greeted me as I strided in.

Archibald Portrait Exhibition at the Art Gallery of NSW


The Art Gallery of NSW was a Midgardian Valhalla. Everywhere I go, fascination follows. I found the Archibald Portrait Prize, the most prestigious Australian art competition, quite hard to leave. Unique paintings, all outstanding in their own way. Nevertheless, a hot-air balloon with the balloon taking the form of a controversial symbolist's head flashed at me among 56 others. Julian Assange was released in A spangled symbolist portrait of Julian Assange floating in reflection, leaving me to ponder on this strange meeting.


A spangled symbolist portrait of Julian Assange floating in reflection by Shaun Gladwell


Tom Cruise specialises in infiltrating databases, tricking guards, and hanging from ropes to reach consoles to steal confidential plans. However, we can count on Julian Assange to do this remotely on his computer. Before his endeavours, he was a successful writer, that is, until his talent was recruited into the hacking family. He decrypted the Pentagon and NASA's restricted files at a young age. In his heart, though, everyone deserves the truth. He set his eyes on undermining major false claims; I see him as a contemporary Karl Marx. In 2006, after being convicted of hacking and ‘liberating’ illegal documents, he launched Wikileaks. Assange's most accomplished and regrettable work is Collateral Murder. Showcasing the deaths of 8 innocent civilians by US Apaches, this prompted the astonished world to question their government's credibility. Unamused, the US Government sentenced Assange to 12 years and 2 months behind bars, never publicly seen until the Archibald entries opened. This was the beginning of the end for Assange's misery.


While Assange was in prison, a media civil war was waging regarding his arrest. Shaun Gladwell, a famous Australian painter, hailed Assange, wishing to paint him for the Archibald. The competition had a ruleset: the painter had to meet the sitter in reality. Nonetheless, the prison confiscated all items including drawing utensils. The painting was on the brink of extinction when a lightbulb lit Gladwell's head up: small money was allowed. Gladwell bought chocolate at the prison canteen. Using his change of 5 pounds and a Kinder's Beuno utilised as a chalk, Gladwell made a draft of Assange. He melted the chocolate in his hands and scraped the chocolate on the note. He then smuggled it out under the eyes of 5 correction officers. (Astounded, I attempted to make a chocolate sketch of my screaming brother with a Kinder Bueno.) From banknote to canvas, the scrutinisation of the portrait is intriguing.

Inspired by Shaun Gladwell, I also tried chocolate drawing.


Upon a further glance beyond the canvas of A spangled symbolist portrait of Julian Assange floating in reflection, I realised that there was more to this than the balloon. Peace, murder, and harmony all make up this artwork. Two doves with roses in their beaks carry peace. Murder is stabbed onto the painting by a shooting Apache from Collateral Murder. Harmony is conveyed by a human chorus in white braiding a hot-air balloon. This aircraft is extraordinary, though, as the balloon itself is Assange's head, his mouth gagged by the Star Spangled banner. A 5 pound note is pounded onto Assange's left cheek. Desaturated yellow spangles are littered across the painting, evoking the American flag. The cockpit contains Shaun Gladwell flying the balloon up the sky, with a 7 emblazoned on the basket. The 7 long years in the US Ecuador prison, punishment for speaking the truth. The most appealing feature is yet to be revealed. The overall shadow cloaking everything emulating the iconic helmet worn by a bushranger: Ned Kelly.


Synonymous with a modern French Revolution, Assange risked his own life for the world's uncovered truth and its beloved inhabitants. Assange's portrait summarises this. A balloon floating towards heaven matches the scent of freedom. As for Assange, we were none the wiser. After 12 years, he is no longer a captive, but a man of truth once more: if only people like Assange were ubiquito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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