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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TIEGG 안티에그 May 06. 2024

출판사가 베스트셀러를
설계하는 법

'사게 만드는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

#큐레이션_컬쳐

문화예술계 내 유용한 정보들을 소개합니다.



Edited by 성기병


생닭을 그대로 팔 수는 없다


"사전에는 훌륭한 시를 만들어낼 수 있는 오만 가지 단어들이 다 실려 있지만, 그 안에는 단 한 편의 시도 들어 있지 않다."

_브루노 무나리


"우리는 책을 그냥 만들지 않습니다. 우리는 책에 콘셉트를 부여하고 그 콘셉트에 맞춰 원고를 재구성해 편집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하는 일입니다." 5년 전 제가 편집자로 일했던 어느 출판사 대표님의 말씀입니다. 여기서 콘셉트란 무엇일까요? 수많은 답이 있겠지만, 저는 콘셉트를 '사게 만드는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정가를 매기고 시장에 나온 물건 중에서 소비자로 하여금 사게 만들려고 하지 않는 제품은 없겠죠. 하지만 이 세상에는 가격만 매겨져 있을 뿐, 대체 이것을 왜 사야 하는지, 단돈 100원일지라도 내가 어떤 가치를 얻을 수 있는 것인지 납득이 되지 않는, 심지어 그 스스로도 존재의 이유를 알지 못한 채 태어난 제품이 가득합니다.


트렌드를 쫓느냐? 묵묵히 내면을 따라가느냐? 바로 이 점이, 뚜렷한 목적성이나 이유를 대지 않고 인간 내면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순수 행위로서의 예술의 영역에서 출판이 안고 있는 이중성을 드러내는 지점입니다. 대중의 니즈를 파악해 계산적으로 제품을 만드는 행위는 일견 음악가가 충격적인 음악으로 씬을 전복하고, 천재 화가가 문제적 작품으로 세상을 혼란케 하고, 소위 순수 예술가들이 대중과 소통하는 행위와는 전혀 다르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경제경영서나 자기계발서, 혹은 실용서나 유명인의 에세이를 출판하는 행위에 대해 혹자는 부자연스러운 인위성을 호소하며 반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특히 '팔리는 기획', '돈이 되는 콘텐츠', '저자를 발굴', '포지셔닝'과 같은 예술과는 거리가 먼 표현이 난무하는 일반 단행본 출판사의 기획안들을 보면, '출판이 정말 예술인가?'라는 의문이 남죠.


그러나 무언가를 '판다'는 행위에는 늘 수수료가 붙습니다. 즉, 원가 이상의 대가가 포함되는 것이죠. 가령, 멀리서 소금을 구해와 시장에 내다 판 상인은 제품을 운반하는 데 든 수고를 수수료로 더하고, 맛있는 닭 요리를 만든 요리사는 생닭을 갖고 요리한 데 든 수고를 수수료로 더합니다. 그런 점에서, 완성된 제품(책)을 아무런 기획 없이 만약 원고, 즉 생닭 그대로 시장에 내보낸다면 그것을 '업'이라는 행위로 평가할 수 있을까요? 일본의 기획 전문가 다카하시 노부유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비즈니스 사회에서는 '생각이 요구되는 일'이 아니면 '일'이라고 표현하지 않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하는 일은 단지 '작업'이라고 표현합니다. (...) 비즈니스의 목표는 '일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이미 만들어진 원고를 재검토하고, 거기에 시장이 가장 원하는 질문에 응답하는 '무언가'를 부여하는 일, 어쩌면 이것이 바로 출판의 수수료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고, 이를 ‘콘셉트’라고 부르는 것이겠죠.


그렇다면 출판사는 어느 영역에서 독자를 설득시키고 감동시키고 결국 지갑을 열어 책과 돈을 바꾸게 만들까요? 이번 기사에서는 최근 출판 기획자들 사이에서 콘셉트 기획력의 중요성을 환기시키고, 나아가 제품 생산 공정에 하나의 표준 가이드로 적극 도입하고 있는 호소다 다카히로의 신작 『컨셉 수업』을 참고하여, 상업출판이 어떻게 콘텐츠를 기획하고 이를 제품으로 생산해 결국 돈으로 바꿔내는지 설명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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